맹자는 정치참여 태도 및 현실대응 방식 등 행동양식의 관점에서 예전부터 성인이라고 칭송돼 온 사람들의 차별성에 주목했다. 앞에서 보았듯이 은나라 말 주나라 초의 인물인 伯夷(백이)는 ‘섬길 만한 군주가 아니면 섬기지 않고 부릴 만한 백성이 아니면 부리지 않아서, 세상이 다스려지면 나아가고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물러났다’. 이에 비해 하나라 말 은나라 초의 인물 伊尹(이윤)은 ‘어느 분을 섬긴들 온당한 군주가 아니며 어느 사람을 부린들 온당한 백성이 아니겠는가 하여, 세상이 다스려져도 나아가고 세상이 어지러워져도 나아갔다’. 한편 춘추시대를 살았던 공자는 ‘벼슬을 할 만하면 벼슬하고 그만둘 만하면 그만두며 오래 머무를 만하면 오래 머물고 빨리 떠날 만하면 빨리 떠났다’.
이렇게 백이, 이윤, 공자는 서로 道를 같이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맹자 자신은 그중 어떤 분의 행동양식을 따르고자 했는가? 이와 관련해서 맹자는 제자 公孫丑(공손추)에게, ‘내가 원하는 바는 공자를 배우는 것이다’라고 闡明(천명)했다.
皆古聖人也는 주어가 생략되어 있는데, 그 주어는 앞에 나온 伯夷, 伊尹, 孔子를 모두 가리킨다. 吾未能有行焉은 이 세 분의 행동양식에서 아직 실천함이 있지를 못했다는 말로, 곧 아직 이 세 분처럼 행동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乃(내)는 ‘곧’이라고 풀이하는데, 접속사이다. 所願則學孔子는 내가 바라는 바는 공자의 행동양식을 배우는 일이란 뜻이다. 이때 則(즉)은 술어 앞에 두는 부사로서 ‘곧’의 뜻을 나타낸다.
백이가 淸節(청절)을 고수하고 이윤이 無適無莫(무적무막)의 태도를 지킨 데 비해 공자는 時中(시중)을 실천했다. 맹자는 자기 자신은 아직 공자는 물론이고 백이나 이윤의 행동양식도 따르지 못했노라고 겸손하게 말하되, 역시 공자를 배워 시의에 적절하게 중용의 자세를 지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리도 공자를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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