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제자 公孫丑(공손추)와의 대화에서, 자신이 浩然之氣(호연지기)를 잘 기르고 남과의 담론에서 知言(지언)에 능하다고 했다. 이에 공손추는 언어와 덕행을 兼全(겸전)한 성인이라고 칭송했으나, 맹자는 성인을 자처할 수 없다고 부인했다. 공손추가 다시, 공자 제자들 가운데 어떤 부류와 같다고 여기느냐고 물었을 때 맹자는 ‘이 문제를 버려두라’고 했다. 그런데도 공손추는 백이나 이윤과 비교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맹자는 그분들의 행동양식이 서로 다르고 또 모두 공자의 그것과 다르다고 논평하고, 자신은 공자를 배우고자 한다고 밝혔다.
맹자가 백이와 이윤을 논평하면서 공자를 거론하자, 공손추는 백이와 이윤이 공자와 同列(동렬)에 놓일 만한 분이냐고 질문했다. 맹자는 人類(인류)가 있은 이래로 공자 같은 분은 없었다고 대답하여, 성인인 공자의 위상을 부각시켰다.
於孔子는 ‘공자에 대해’라는 뜻으로, 於는 비교의 기능을 갖는다. 若是班乎는 ‘이와 같이 동등합니까?’라고 묻는 말이다. 여기서의 班(반)은 齊等(제등·동등함)하다는 뜻이다. 自有生民以來는 ‘생민이 있은 이래로’로, 自∼以來는 ‘∼한 이래로’의 뜻을 나타낸다. 生民은 백성이란 뜻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인류 전체를 가리킨다. 未有孔子也는 ‘이제까지 공자가 있지 않았다’가 아니라 ‘이제까지 공자 같은 분이 있지 않았다’란 말이다.
맹자에 따르면 백이도, 이윤도 자신의 원리원칙을 실천한 분들이었지만, 공자는 그들과 등급이 현격히 다른 성인이었다. 현실의 갖가지 일에 대처할 때 공자가 그랬듯이 時中(시중·시의에 적절하게 중용의 자세를 지킴)을 실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사실 우리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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