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63>子貢曰 見其禮而知其政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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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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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伯夷(백이)와 伊尹(이윤)은 불의를 행하고 죄 없는 이를 죽이고서 천하를 얻는 일은 결코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공자와 공통된다고 했다. 그러자 公孫丑(공손추)는 백이 및 이윤이 공자와 어떻게 다른지 물었는데, 맹자는 宰我(재아) 子貢(자공) 有若(유약) 등이 스승 공자를 논평한 말을 인용해서 공자의 위대성을 부각시켰다. 지난 호에서 보았듯이 재아는 공자가 요임금과 순임금의 道(도)를 미루어 萬世(만세)에 가르침을 남겼기 때문에 공자의 事功(사공, 공적)이 그 두 임금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논평했다. 이번 호에서 맹자는 자공의 말을 인용했는데, 자공은 공자가 끼친 禮와 樂을 보면 有史(유사) 이래로 공자만 한 성인이 없었다고 논평했다.

見其禮而知其政과 聞其樂而知其德은 짜임이 같은 구절을 나란히 두는 對偶(대우)의 표현이다. 其는 역대의 나라나 왕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되, 여기서는 뒤의 王을 가리킨다고 보았다. 由는 ‘∼로부터’이다. 百世는 오랜 역사를 가리키므로, 실상 萬世와 뜻이 같다. 等은 差等(차등)을 매긴다는 뜻이다. 莫之能違는 역대의 어느 왕도 그렇게 차등을 매기는 평가를 도피할 수가 없다는 말로, 평가가 잘못될 수 없다는 뜻이다. 自生民以來, 未有夫子也는 앞서 공손추가 ‘백이와 이윤이 공자에 대해서 이와 같이 동등합니까?’라고 물었을 때 맹자가 부정하면서 답한 말과 같다. 반복을 통해 공자가 絶對無比(절대무비, 짝을 삼거나 견줄 상대가 없음)의 성인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옛 사상가들은 禮와 樂이 한 나라의 秩序(질서)와 調和(조화)를 반영하며, 그것을 제정하고 그것에 따라 정치를 행하는 것이 군왕의 일이라고 여겼다. 공자는 군왕의 자리에 즉위하지는 않았지만 禮樂을 이상적으로 정비하고 또 정치에 활용하게 한 공적이 있다. 그렇기에 자공은 공자의 공적이 역대의 어느 왕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위대하다고 본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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