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의 가족여행. 누구에게나 고민스럽다. 여행이냐 휴식이냐, 국내냐 해외냐, 산이냐 바다냐, 개별여행이냐 단체여행이냐. 자녀가 청소년인 가정은 더 복잡하다. 자녀들 의견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부모 취향대로 하자니 따분하다고 타박 일색일 테고, 아이들 취향 들어보니 호주머니 사정은 무시한 채 뜬금없는 계획뿐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도, 그 지난해도 결과는 같다. ‘장고 끝에 악수(惡手)’라고 우물쭈물하다 항공기 좌석 다 놓치고 부랴부랴 몇 좌석 남은 전세기 패키지 겨우 찾아 대충 서둘러 다녀오기 마련이다.
휴가를 성공으로 이끄는 ‘여행의 기술’. 전쟁과 똑같이 ‘3C&I(Command Control Communication and Intelligence·명령 통제 통신 정보)’가 요구된다. 휴가지에 대한 다양하고 상세한 정보를 수집(intelligence)한 다음 각기 다른 취향의 가족 구성원과 소통(communication)하고 그러는 동안 여행의 방향을 잡고(control) 최종적으로 결정(command)하는 리더십이다.
가족의 합의를 도출하자니 많은 정보가 요구된다. 그런데 그 정보라는 게 현장에서 직접 수집하지 않는 한 효용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결국 ‘믿을 만한 소식통’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은 참고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 자녀를 둔 가족여행이라면 특히 3세대가 함께 떠난다면 더더욱 권할 만한 곳이 있다. 여기서는 ‘휴가가 일상’이고 ‘게으름이 미덕’이며 ‘무엇이든 하지 않을 자유’가 존중받는 지구 안의 또 다른 혹성 ‘클럽메드(Club Med)’다.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지금부터 하나하나 살펴보자.
최근 감지되는 여행 트렌드 중 하나는 ‘3세대’ 가족여행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낀 대가족 여행으로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맞으며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 일본의 은퇴 베이비부머 세대를 보자. 상당수가 이전 세대와 확연히 구별된다. 상대적으로 건강해 더 오래 살며 은퇴 후 삶의 방식도 적극적 긍정적 개방적이다. 노년 삶에 대한 열정도 뜨겁고 연금과 치밀한 자산관리 등으로 여윳돈도 많다. 그러다 보니 동남아 리조트에서는 할아버지가 자기 돈으로 아들딸과 손자손녀 등 대가족을 이끌고 휴가 오는 모습을 자주 본다.
클럽메드가 이런 변화의 흐름을 놓칠 리 없다. 최근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으로 새롭게 태어난 발리 같은 ‘올 뉴 빌리지’를 보자. 시설과 서비스의 세대별 접점이 대폭 확대됐다. 2세 미만의 유아부터 80대 노년까지 세대 간 차별 없이 두루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사실 노장에 대한 배려는 별도로 필요치 않다. 노장 스스로가 자녀세대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 덕분이다. 특별대우를 하지 않는 것 자체가 ‘특별대우’인 셈이다. 그래서 클럽메드의 경우는 누구나 자연스럽게 참가하도록 매일 밤 풀사이드에서 펼치는 ‘깜짝쇼’나 ‘로맨틱디너’, 해변 칵테일파티 등의 ‘앙비앙스(휴식의 즐거움이 극대화되도록 빌리지 분위기를 고무시키기 위해 마련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고급화 활성화하는 것으로 노년을 배려한다. 물론 골프코스라는 스테디셀러급의 노년층 선호 어트랙션도 있지만.
부모세대가 이렇게 즐기는 동안 청소년 자녀는 어떻게 지낼까. 역시 같다. 내 경우 대학생인 두 아들과 함께 발리 빌리지에서 엿새를 지냈는데 우리 가족은 매일 밤 파티에 나가 각자 취향대로 다양한 앙비앙스를 즐겼다. ‘각자’란 부모와 아이의 ‘놀이공간’이 다름을 말한다. 우리 부부는 이쪽에서, 아들 둘은 저쪽에서 제각각이다. 식사와 휴식만 함께했을 뿐 파티장에서는 자유롭게 따로 지냈다. 파티가 끝난 후도 같다. 객실에서 쉬는 우리와 달리 아이들은 빌리지 내 클럽으로 옮겨가 고만고만한 외국 젊은이들과 어울렸다. 내가 한 일은 커넥팅룸(벽에 문을 설치해 서로 드나들 수 있도록 연결한 객실)의 문을 통해 안전 ‘귀실’ 여부만 살피는 것이었다.
솔직히 고백건대 부모에겐 자식이 ‘혹’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어린 자녀와 함께 간 스키장이다. 내 장비도 버거운데 두 아이 장비까지 들고 부츠 신기랴 고글 장갑 끼워주랴 넘어진 아이 일으켜 눈밭에 데리고 다니랴. 여름휴가 때도 마찬가지다. 모처럼 해방구를 만났으니 술도 마시고 춤도 추며 밤늦도록 즐기고 싶지만 뗄 수 없는 ‘혹’ 때문에 지레 포기하기 일쑤다. 요즘은 나은 편이다. 리조트에 키즈클럽이 있어 애를 맡길 수 있어서다. 10년 전만 해도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그때도 클럽메드만큼은 아이 돌봄 서비스가 있었다. 클럽메드는 이런 서비스의 원조(1967년 미니클럽 개시)다. 그런 만큼 44년간 노하우를 기반으로 한 아이 돌봄 서비스는 일취월장 나날이 새로워졌다.
10여 년 전만 해도 클럽메드의 키즈클럽은 세 그룹(연령별)뿐이었다. 요즘은 다섯 개다. 2세 미만 영·유아(4∼23개월)의 ‘베이비 웰컴’을 필두로 2∼3세의 프티, 4∼10세 미니, 11∼17세 주니어 클럽까지 네 개는 연령별 클럽. 나머지 하나는 2∼8세를 밤에만 돌보는 ‘파자마클럽’인데 로맨틱디너, 비치파티, 나이트클럽 등 야간의 앙비앙스에 방해되는 ‘혹’을 떼주는 스마트 서비스다. 아이 돌봄이는 영어로 소통하는 다국적의 클럽메드 지오(GO·Gentle Organizer)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고객은 자녀의 영어소통 어려움 때문에 이 서비스를 잘 이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오히려 키즈클럽이 교실에서 배운 영어를 실제로 연습하고 외국인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 노는 다문화체험의 실습장으로 유용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위해 일부러 클럽메드를 찾을 정도다.
돈 걱정에 관한 한은 부자들도 자유롭지는 못하다. 재력에 상관없이 씀씀이는 늘 판단과 숙고의 대상이어서 고민인데 해외휴가 중에는 더하다. 항공료에 숙박비까지 만만찮은 비용을 이미 지불한 터인 만큼 음료 식사 등 추가 지출은 누구에게서나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니 풀사이드의 선베드에 누워 마가리타(열대 칵테일)를 마시고 싶어도 비용을 생각지 않을 수 없고 저녁만찬에서 와인 주문 때도 가격표를 살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클럽메드에서는 그런 고민이 존재하지 않는다. ‘올 인클루시브’(All inclusive·먹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걸 포함하는 것)라는 ‘일괄 선(先)지불’ 방식의 결제시스템 덕분이다. 그것도 ‘고급(premium)’으로. 식사 중 음료와 주류(와인 맥주)까지도 모두 포함돼 있다. 풀사이드에서 먹고 마시는 햄버거와 스낵, 칵테일과 음료수도 마찬가지. 바와 클럽도 같다. 키즈클럽도 일부에만 약간의 추가비용이 있을 뿐이다. 먹고 마시는 모든 게 추가로 지불할 필요 없으니 공짜처럼 느껴지는 그 휴가가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을까.
‘벗이 멀리서 나를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논어의 이 구절. 전남 구례 운조루의 암수재 기둥에만 쓰여 있는 게 아니다. 클럽메드의 전 세계 모든 빌리지에서 일하는 지오의 가슴속에도 아로새겨져 있다. 지오는 클럽메드에서 탄생한 아주 특별한 직업. 각 빌리지에 상주하면서 빌리지 운영과 관련한 모든 일을 맡는다. 보통은 지엠(GM·Gentle Member라는 클럽메드의 투숙객을 호칭하는 단어)을 상대로 강습하거나 파티 같은 앙비앙스를 직접 이끄는 엔터테이너로 알려졌는데 이 밖에도 객실관리, 식당운영, 키즈클럽의 돌봄이 등 다양한 일을 한다.
이들의 임무는 빌리지의 운영과 분위기를 최상으로 유지시키는 것. 하나같이 개방적인 사고와 활달함, 친근함, 적극성 등의 독특한 캐릭터를 지녔고 처음 본 지엠도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처럼 반가이 맞아주어 휴식의 즐거움을 극대화시킨다.
클럽메드로 휴가를 가겠다고 결정하는 순간 나머지 계획은 모두 잊어도 좋다. 왜냐면 클럽메드가 모든 상세한 계획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출발 전 모든 비용을 지불하는 ‘올 인클루시브 방식’ 덕분. 왕복항공권은 물론 공항과 리조트의 이동, 때로는 추가숙박까지 모든 일정을 책임지며 그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조트에 도착해도 마찬가지. 한밤중, 꼭두새벽이라도 한국인 지오가 마중 나와 객실을 안내(한국인지오가 근무하는 리조트의 경우)하고 이튿날 아침 빌리지 곳곳을 소개하며 불편 없이 지내도록 돕는다.
▼다양한 선택의 폭…할인 혜택도 푸짐▼
‘행복이 곧 세상을 의미하는 곳(Where happiness means the world).’
클럽메드가 추구하는 이상이자 슬로건이다. 61년 전 스페인의 한 지중해 해변에서 손님과 운영자가 한데 뒤섞여 즐기던 텐트촌에서 새로운 휴양문화의 깃발을 내건 클럽메드. 이 프랑스 회사가 현재는 전 세계 리조트 80곳에서 손님을 맞고 있다. 위치한 나라만큼이나 장소도 다양하다. 알프스산악의 설산 중턱,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해변, 인도양 몰디브의 아톨(atoll·산호초로 이뤄진 섬),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대보초)의 섬 등등.
각 리조트는 등급을 매겨 차이를 구별하는데 바다의 신 포세이돈(넵튠)의 삼지창 ‘트라이던트’가 5개(럭셔리빌라 혹은 스페이스)부터 3개(컴포트)까지 붙는다. 카니(몰디브), 체러팅비치(말레이시아), 가비라(오키나와), 푸껫(태국), 발리와 빈탄 섬(인도네시아), 야부리(중국) 등 한국인이 선호하는 아시아리조트는 대개 4트라이던트급. 스키테마 사호로(일본 홋카이도)만 3트라이던트다.
클럽메드는 휴가 스타일에 따라 적합한 리조트를 추천하는데 다섯 가지(표 참조)가 있다. 클럽메드 코리아는 특별판촉행사도 수시로 펼친다. 미리 알아두면 좋은 조건에서 저렴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클럽메드는 객실만 판매하지 않고 항공권까지 포함된 풀 패키지로 판매한다. 현재 클럽메드 코리아가 진행 중인 특별판촉 행사를 알아보자.
일본열도의 최남단 섬 오키나와의 클럽메드 가비라 리조트를 타이베이(대만)를 경유해 오가는 상품. 5일형(139만 원·가격은 어른 기준), 6일형(149만 원) 모두 귀로에 타이베이의 노보텔에서 1박(조·석식 및 공항셔틀버스 제공)하는 일정이다. 오키나와(위도 26도)는 방사능 오염 사고가 난 후쿠시마(위도 38도)와 떨어져 있어 안전하며 대만을 경유하더라도 인천에서 3시간 반밖에 걸리지 않아 가족휴가지로 권할 만하다. 6월
4일부터 출발한다. 오키나와는 ‘태평양의 몰디브’라고 불릴 정도로 산호수중의 바다가 아름답고 비치가 멋진 곳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스노클링 명소. 객실은 184개. 한국음식을 포함해 200여 가지 음식이 뷔페를 통해 제공된다. 리조트에는 ‘울루 스파’가 새로 오픈했고 주변에 골프클럽 두 곳이 있다. 이리오모테 섬 카누어드벤처, 가비라만의 산악자전거투어도 즐길 수 있다.
체러팅 특별패키지 6월 지정일에 출발 시 125만 원부터. 허니문 조기예약 특별할인 출발 30일 전 예약 시 커플요금에서 최대 50%까지 할인(성수기, 추석연휴 제외). 단 몰디브 카니 리조트 4박 이상, 발리 리조트 3박 이상 체류 시 한정. 문의 및 예약 클럽메드 코리아 www.clubmed.co.kr, 02-3452-0123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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