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술 경매 훈풍, 사상 최고가 훌쩍?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8일 03시 00분


십장생 8폭 병풍 예상가 20억, 김환기 사연 담긴 그림도 관심
오늘, 내일 잇단 메이저 경매

국내 고미술 경매 최고 낙찰가 작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조선 후기 십장생 8폭 병풍. 예상 낙찰가는 20억 원이다. 마이아트옥션 제공
국내 고미술 경매 최고 낙찰가 작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조선 후기 십장생 8폭 병풍. 예상 낙찰가는 20억 원이다. 마이아트옥션 제공
애틋한 사연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김환기의 1958년 작 ‘창공을 나는 새’. 예상 낙찰가 7억∼9억 원. K옥션 제공
애틋한 사연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김환기의 1958년 작 ‘창공을 나는 새’. 예상 낙찰가 7억∼9억 원. K옥션 제공
8, 9일 서울에서 미술품 메이저 경매가 열린다. 가장 큰 관심거리는 국내 고미술 경매 최고 낙찰가 신기록 작성 여부. 이와 함께 작품에 얽힌 다양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컬렉터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아트옥션은 9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공아트스페이스에서 2회 경매를 개최한다. 출품작 200점 가운데 화제작은 조선후기 십장생 8폭 병풍으로 예상가는 20억 원이다. 비단에 화려하게 채색한 작품으로 전체적인 구도와 색상 표현이 뛰어나다. 117×375cm. 예상대로 낙찰이 되면 올해 3월 작성된 고미술 경매 최고가인 18세기 백자청화구름용무늬항아리의 18억 원을 석 달 만에 경신하게 된다.

15세기 성종 왕비이자 한명회의 딸인 공혜왕후의 어보도 관심거리. 예상가 2억∼3억 원. 높이 7.5cm에 가로 세로 각각 11cm. 위쪽에 거북 모양의 손잡이가 조각되어 있고, 바닥면에 공혜왕후의 존호인 ‘휘의신숙공혜왕후지인(徽懿愼肅恭惠王后之印)’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이 어보는 미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문화재의 귀환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조선시대에 제작된 어보는 모두 366점. 국립고궁박물관에 316점, 국립중앙박물관에 4점, 고려대박물관에 1점,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박물관에 1점이 있고 나머지 44점은 행방불명 상태다. 이번 경매에 나오는 어보는 행방불명된 것 가운데 한 점. 마이아트옥션은 “1987년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국인이 구입해 국내에 들여왔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종묘에 보관되어 있다가 1950년 6·25전쟁 중 미군 병사들이 훔쳐 미국으로 불법 반출해간 것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 환수운동을 벌여온 혜문 스님은 “도난품은 경매 대상이 아니라 국가 귀속 대상”이라며 “이것이 경매를 통해 선의취득한 물품이라면 국가가 적절한 금액을 보상하고 국가 귀속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 오후 5시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아트타워에서 K옥션 경매가 열린다. 관심 작품은 김환기의 유화 ‘창공을 나는 새’. 80.3×60.6cm 크기에 예상가 7억∼9억 원이다. 김환기가 프랑스 유학시절인 1958년 그린 작품으로, 여기 얽힌 사연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960년대 초 귀국한 김환기는 파리 유학 시절 자신에게 도움을 준 한 기업인에게 감사의 뜻으로 이 그림을 선물했다. 그 기업인은 1970년대에 결혼한 딸에게 이 작품을 넘겨주었고 그 딸이 소장해오다 이번에 처음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K옥션의 손이천 홍보과장은 “그 기업인은 지금 세상을 떠났지만 그분이 운영하던 회사는 지금도 유명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미국 팝아트 작가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도 관심거리. 91.2×45.6×92cm 크기로 대작은 아니지만 보기 좋은 크기에 푸른색과 붉은색의 대비가 매력적이다. 예상가는 5억∼7억5000만 원. 이 밖에 이우환 작품과 조선백자 등 161점의 미술품이 출품된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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