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無 서울도서전’ 15일 개막… 국내작가 참여는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9일 03시 00분


해외 유명작가 초청 불발… 간판급 출판사 참여 저조
주빈국 없이 행사 진행

국내 최대 책 전시회인 ‘2011 서울국제도서전’이 ‘책은, 미래를 보는 1000개의 눈’이라는 주제로 15일부터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이번 도서전에는 총 23개국 572개 출판사가 참여한다.

서울국제도서전 조직위원회는 올해 도서전의 특징으로 △작가와 독자 간 만남의 공간으로서 기능 강화 △전자출판 콘텐츠 강화 △다양한 특별전 및 관람객 체험 이벤트 강화 등을 꼽았다. 도서전 실무를 맡은 대한출판문화협회의 문승현 차장은 “한국작가회의,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등 문학단체가 조직위로 활동하면서 작가들의 도서전 참여가 대폭 늘었다”고 말했다. 김진명 김인숙 씨 등 소설가들은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김난도 조국 서울대 교수 등 인문서 저자들은 ‘인문학 카페’를 통해 독자들과 만난다.

그러나 출판계에서는 “3무(無) 도서전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빈국 행사가 없고, 해외 유명 작가 초청이 없으며, 간판급 대형 출판사 부재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도서전은 2008년부터 매년 주빈국 행사를 진행해왔다. 2008년 중국, 2009년 일본, 2010년 프랑스가 주빈국이었다. 조직위는 “올해 유럽연합(EU)을 주빈국으로 초청하려고 했으나 3월 유럽연합 측에서 불참을 통보해와 주빈국을 선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외 유명 초청 작가가 없는 것도 같은 이유. 문 차장은 “주빈국 섭외가 무산된 후 개별적으로 해외 작가를 알아봤으나 일정이 촉박해 초청이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간판급 출판사의 참여도 저조하다. 조직위는 민음사, 창비 등 대형 출판사를 비롯해 인문교양 출판사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강조했지만 상당수 출판사는 “서울국제도서전이 여전히 아동도서나 전집 위주인 데다 ‘할인 장터’처럼 운영되기 때문에 도서전으로서의 ‘격’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도서전에 참가하지 않는 한 대형 출판사 관계자는 “6월은 여름 시즌을 준비하기 때문에 무척 바쁜 시기”라며 “투자 대비 효과라는 면에서 보면 도서전 참여는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의 인건비도 빠지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출판계에선 “당장의 이익만 추구하는 간판급 대형 출판사들의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출판연구소 백원근 책임연구원은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간판급 대형 출판사가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건 당연한 덕목”이라며 “대형 출판사의 엄청난 마케팅 비용 중 일부만 도서전에 할애해도 도서전의 수준이 지금보다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