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표 4단은 탈출하기에 앞서 백 48로 들여다보며 흑의 약점을 추궁한다. 멀리 달아나기 위해 일단 뒤를 보강하는 선수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이어 백 50으로 붙여 흑의 틈새에 기대며 중앙 탈출을 도모한다.
이영구 8단은 일단 흑 51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한다. 이어 흑 55, 57, 59로 백 한 점을 잡는다. 이때 백이 58로 두는 대신 참고 1도처럼 백 1, 3으로 둘 경우 흑 4, 6으로 요석인 백 5점이 잡혀 망한 꼴이다.
백 60으로 두어 어렵지 않게 중앙 탈출에 성공한 홍 4단. 흑 61에 대해 백 62로 붙이는 것이 배워둘 만한 맥점. 흑 63으로 참고 2도처럼 흑 1, 3으로 두면 백은 4로 경쾌하게 탈출한다. 오히려 흑의 약점만 남는 모습이다.
홍 4단은 백 66까지 백 한 점을 희생타로 해 보기 좋게 중앙으로 빠져나온다. 중앙으로 머리를 내민 백의 모습이 힘차다. 이 8단으로선 중앙 백말을 잡기 위해(또는 최대한 이득을 보기 위해) 좌변과 하변에 백집을 허용했는데, 백 66으로 빠져나오고 보니 집 부족에 시달리게 됐다. 또 흑 67부터 71까지 오히려 약해진 흑돌을 보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백은 72로 유유히 한 칸 뛰어간다. 대세의 요점. 백이 유망한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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