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5회 국수전…흑 87이 패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2일 03시 00분


○ 홍기표 4단 ● 이영구 8단
예선 결승 4보(73∼96)

백 76은 흑으로선 매우 아픈 곳. 사활이 걸려 있어 흑 79로 받아야만 한다. 좌하귀 흑집은 5집에 불과하다. 그에 비해 백집은 좌변과 하변에 30집이 넘는다. 물론 아직 좌상귀, 우상귀에 흑돌이 선착하고 있어 아직은 버텨볼 만하다.

이영구 8단은 흑 81로 막아 일단 실리를 차지한다. 전체 흑의 안형을 생각하면 시급한 곳이다. 홍기표 4단은 백 82를 선수하고 백 84로 두어 발 빠르게 두어간다. 흑 85에 대해 백 86으로 물러서는 것이 좋은 수. 중앙 백 88로 끊어 잡는 것이 선수가 되기 때문이다.

흑 87이 패착. 수 나누기를 해보면 백 80, 94로 이미 틀을 잡고 있는 곳에 들어간 수, 그로 인해 96을 자초해 맞은 격이 된 것이다. 참고 1도처럼 흑 1을 선수하고 흑 3으로 갈라 쳐서 공격하면 아직 서로 어려운 국면.

백 88부터 사전 공작을 하고 백 94로 붙이자 다음 흑의 응수가 궁해졌다. 참고 2도처럼 흑 1로 받으면 백 2로 끼운 뒤 백 14까지 흑이 곤란해진다. 흑 15에는 백 16으로 두는 수가 묘수로 흑돌이 잡혀 망한 모습이다.

이 8단은 어쩔 수 없이 흑 95로 물러선다. 백은 94에 이어 96으로 연타를 날린다. 국면이 백으로 한층 더 기울었다.

해설=김승준 9단·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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