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성적을 올리고 있는 이영구 8단,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일까. 이 8단은 초반 좌하귀에서 흑 23의 신수와 흑 29라는 강수를 들고 나왔다. 흑 23은 참고 1도처럼 흑 1로 막고 백 2로 씌우면 흑 3으로 확실히 잡는 것이 기존의 정석. 흑 실리 대 백 세력의 갈림으로 서로 둘 만하다는 평. 그러나 이 8단은 이를 거부하고 흑 23으로 바로 백돌에 부딪치며 압박하는 수를 택했다. 흑 29도 다소 뜻밖이었다. 좌상변에서 다가오면서 유연하게 두는 게 보통이다. 백을 끊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이 수로 바둑판은 요동친다.
홍기표 4단은 과격한 흑의 공격에 대해 백 46까지 좌변과 하변에서 차분하게 실리를 확보한다. 그리고 백 66으로 흑의 포위망을 사뿐히 벗어난다. 흑으로선 이 대마를 잡기 위해 상당 부분을 포기했는데…. 백의 호조.
흑 87이 최후의 패착. 참고 2도처럼 흑 1을 선수하고 흑 3으로 갈라 쳐서 공격하면 백도 안심하기는 어려운 국면. 백 94, 96을 연타해서는 저울추가 백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홍 4단은 이후에도 흑의 승부수를 잘 방어하며 승리를 따냈다. 국수전 도전자가 되기도 했고, 본선에도 여러 차례 오른 홍 4단이 다시 본선에 진출했다. 그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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