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최연소 주역, 세계에서 가장 오랜 전통의 바르나발레콩쿠르 주니어부문 금상.
이 화려한 이력의 주인공은 열아홉 살의 발레리노 김기민 군입니다.
얼마 전 세계 정상급 발레단인 마린스키발레단에 동양인 발레리노 최초로 입단 허가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 김기민 /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단원] "제가 잘못 들었나 생각해서 계속 네? 하고 물어봤어요. 네다섯 번 물어봤던 거 같아요. 선생님께서 화를 내시면서 붙었다고! 이야기하셔서 저는 실감이 안 났죠."
오직 한국에서만 발레를 배운 토종, 게다가 서양인에 비해 신체조건이 불리한 동양인 남성 무용수가 이렇게 세계적인 발레단에 입단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11년 전 스물일곱 살이었던 김용걸 씨가 세계 최고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입단한 적이 있지만, 10대 무용수로는 처음입니다.
[인터뷰 : 김기민 /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단원] "자부심을 조금 느꼈어요. 다른 새로운 계획이 든 게 한국인으로서 한국 남성 발레를 알려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더라고요."
최근 김기민 군을 비롯한 한국 남성 발레 유망주들의 약진은 눈부십니다.
올해 5월 스무 살인 최영규 씨가 네덜란드국립발레단에 입단했습니다.
열아홉 살 한성우 군도 세계 최고 명성을 자랑하는 영국 로열발레단에 입단했습니다.
국내 발레리노로는 처음입니다.
김기민 군은 한국 남자 무용수들이 세계와 승부할 만한 강점을 지녔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 김기민 /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단원] "우리 아시안들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테크닉도 물론 있고요. 느낌이 조금 더 깊다고 생각해요. 느낌을 생각하는 마음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게 조금 더 깊다고. 우리가 단지 러시아보다 못 배우고 안 했을 뿐이지…."
전문가들은 최근 남자 무용수들의 발레 입문 시기가 빨라지고, 서구적인 체형을 가진 사람들이 느는 점도 약진의 이유라고 이야기합니다.
김기민 군도 초등학교 때 처음 발레를 접했습니다.
그의 꿈은 이제 한국의 발레가 대중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서는 것입니다.
[인터뷰 : 김기민 /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단원] "한국 발레가 좀 유명해졌으면 해요. 같이 소통할 수 있는 관객들이 많이 생겼으면 해요."
김기민 군은 9월 한국을 떠나 세계무대에 첫 발을 디딥니다.
한국 남성 발레 차세대 유망주로서 어깨가 무겁지만, 두렵지는 않습니다.
[인터뷰 : 김기민 /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단원] "오히려 전 부담감이 있을 때가 더 행복해요. 왜냐면 그 부담감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사람들 기대치에 못 미치지 않게 열심히 하게 되니까 전 그게 좋아요." (10:51) "열심히 해서 한국 남성 발레의 위상을 떨쳐보이도록 노력하고 돌아오겠습니다. 파이팅!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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