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은 온통 빛으로 가득 차 있다. 나무들이 무성한 숲에도, 잔물결이 금빛으로 반짝이는 바다에도, 빗물이 아롱진 유리창 너머에도. 한결같이 그림의 주인공은 빛이고, 관객의 시선 역시 빛으로 모아진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도성욱 씨(40)의 ‘Condition-Light’전은 그가 지난 몇 년간 보여주었던 극사실적 화풍에서 한발 나아가 단순한 풍경이 아닌, 충만한 빛을 그려낸다. 실재하는 숲과 바다, 미국 뉴욕의 마천루 등 자연과 도시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렸는데도 보는 이에겐 꿈같은 풍경처럼 다가온다.
새벽녘과 황혼 무렵, 맑은 날씨와 비 오는 날 등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을 배경으로 부서져 내리는 빛의 분위기와 경이를 표현한 그림들. 눈에 보이는 풍경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을 빚어내는 화가의 솜씨를 확인하게 한다. 24일까지.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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