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문학상, 국내 문학상 최고 상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2일 16시 45분


토지문화재단과 동아일보가 올해 제정한 '박경리 문학상'의 상금이 당초 계획됐던 1억 원에서 1억 5000만 원으로 늘어난다. 국내 문학상 상금 가운데 최고액이다.

박경리 문학상은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1926~2008)을 기리기 위해 올해 제정됐으며 10월 첫 수상 작가를 배출한다.

토지문화재단은 12일 "올해 5월 박경리 문학상을 제정하면서 수상자 상금을 1억 원으로 정했으나 협성문화재단이 매년 5000만원을 후원하기로 함에 따라 1억 5000만 원으로 올려 시상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존 국내 문학상의 최고 상금은 세계문학상, 조선일보 판타지문학상, 중앙장편문학상 등의 1억 원이다. 동리·목월문학상은 시, 소설 각각 7000만 원, 동인문학상은 5000만 원이었다. 상금이 1억5000만 원으로 늘어남에 따라 박경리 문학상은 이름에 걸맞는 최고 수준의 권위를 확보하게 됐다.

협성문화재단은 부산 지역 건설회사인 협성종합건업의 정철원 회장이 지난해 사재를 털어 설립한 문화재단이다. 협성문화재단 김진복 상임이사는 "박경리 선생님은 단순한 소설가가 아니고 한국을 빛낸 분이셨는데 그 유지를 받든 문학상이 제정돼 기쁘다"며 "작품성뿐만 아니라 작가의 살아온 과정과 인성을 함께 평가해 작가에게 상을 준다는 점이 인상깊어 후원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재단 차원에서는 소설 한 분야에 시상이 국한되는 아쉬움도 있어 상의 부문을 확대하는 방안 등 여러 발전 방향을 토지문화재단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경리 문학상은 개별 작품이 아니라 작가를 대상으로 시상하는 문학상으로도 특징있어 문단 안팎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올해 첫 수상자는 한국 작가로 대상을 한정하지만 내년부터는 국내 문학상 가운데 처음으로 외국 작가에게도 문호를 개방한다. 이 때문에 문단에서는 '한국의 노벨문학상'으로도 불리고 있다. 최근 신경숙 씨의 '엄마를 부탁해'가 성공적으로 미국과 유럽에 진출했듯이 이제 한국 문학도 보다 적극적으로 세계 문학과 소통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문호를 개방한 것이다.

박경리 문학상은 지난 달 후보자 외부 추천을 마감했다. 8월까지 추천위원회의 내부 추천을 마치고 9월 심사위원회를 구성한 뒤 10월 6일 최종 수상자를 발표한다.

시상식은 제2회 박경리 문학제(10월 27~29일)의 마지막 날인 29일 오후 4시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에서 열린다. 28일 오후 7시 반 연세대 원주캠퍼스 대강당에서 지휘자 금난새 씨가 이끄는 유라시안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이, 29일 오후 1시 반 토지문화관 야외무대에서 연출가 김민기 씨와 극단 학전이 마련한 청소년 뮤지컬(작품 미정)이 무대에 올라 첫 수상자 배출을 축하한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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