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다 귀했던 소금, 삶 속에 어떻게 녹아왔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1일 03시 00분


국립민속박물관 이색전시
제염도구 - 풍속화 등 소개

제염 도구의 하나인 무자위. 바퀴를 이용해 염전으로 물을 끌어올리는 데 사용된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제염 도구의 하나인 무자위. 바퀴를 이용해 염전으로 물을 끌어올리는 데 사용된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소금은 햇빛, 바다, 갯벌, 바람 그리고 염부(鹽夫)들의 고된 노동의 결정체다. 바다의 염수는 여러 단계를 거쳐 정육면체의 소금이 된다. 정육면체 소금이 만들어지기 전, 염전 바닥의 소금 성분이 해수 위로 떠오른다. 이때 그 모습은 마치 꽃이 피는 것과 흡사하다. 그래서 염부들은 이를 보고 “소금꽃이 핀다!”고 했다.

소금을 주제로 한 이색 전시가 마련됐다. 9월 13일까지 서울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는 ‘소금꽃이 핀다’. 소금 생산과 관련한 생활문화의 모든 것을 살펴보는 자리다.

무자위, 다대기, 써레, 대파, 소파, 물꼬망치와 같은 제염(製鹽) 도구, 염전(鹽田) 매매 고문서와 근현대기 제염에 관한 각종 서류, 소금장수를 그린 풍속화와 사진, 소금창고 상량, 액막이에 사용했던 소금그릇 등 280여 점의 관련 자료를 전시한다. 염부들은 어떻게 소금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소금을 어떻게 생활 속에서 활용했는지, 소금의 역사와 생활문화적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전시를 꾸몄다.

전시품은 대부분 전남지역 염전에서 사용했던 것들. 전남은 청정해역, 질 좋은 갯벌, 조수간만의 차, 맑은 공기와 풍부한 일조량 덕분에 제염에 가장 적절한 지역이다.

1부는 소금 생산방식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나라 전통 자염과 천일염의 생산과정을 영상과 유물로 보여준다. 천일염 염전에서 사용되는 각종 도구의 체험을 통해 소금 생산의 과학성을 이해할 수 있다. 소금꽃이 피는 3D 영상 체험을 통해 소금 생성의 신비를 느낀다. 전남 신안군 폐염전에서 가져다 재현한 소금창고와 염부의 하루를 담은 영상으로 현장감을 높였다. 소금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염전 허가 문서를 비롯해 염전 평면도, 염업 생산표, 염부의 임금표, 천일염 양성학교 졸업증서 등 다양한 자료를 선보인다.

2부는 소금의 판매와 유통, 소금 관련 민간신앙, 염장, 민간의료 등 소금과 관련된 문화 전반을 소개한다. 민간이나 사찰에서는 소금을 화재막이 액막이로 사용했다. 전시에서는 민가에서 부정막이로 사용한 소금을 전시하고 소금을 뿌려 부정을 막는 체험 코너도 마련했다. 02-3704-3152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