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씨 ‘구지가’ 재해석 “거북은 인도서 왕 상징 동물 김수로왕 등극 건국의 노래”
가락중앙종친회선 반발
“허왕후뿐만 아니라 가야국 시조인 김수로왕 역시 인도인이다. 가야의 건국가요인 ‘구지가(龜旨歌)’를 해석한 결과 김수로왕은 인도에서 철기문화와 함께 한반도에 들어온 외래 민족집단의 수장이다.”
이상돈 전 중국 산둥대 교수가 고대시가인 구지가를 새로 해석해 김수로왕에 대한 파격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이 교수는 최근 나온 국제언어인문학회 학술지 ‘인문언어’ 13권 1호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 ‘쉽게 풀어본 구지가사의 해석’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구지가의 핵심인 ‘거북’을 김수로왕으로 보았다. 그는 “인도에서 거북은 왕을 상징하는 동물이고 구지가의 2행 ‘머리를 나타내라(首其現也·수기현야)’는 표현도 왕에 대한 존경의 의미, 어서 나타나 왕위에 등극하시라는 기원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교수는 “구지가의 ‘지(旨)’는 왕의 명령을 뜻하며 따라서 구지가는 엄밀히 말해 거북 임금님의 명령으로 부른 노래”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렇게 볼 경우 1, 2행 ‘거북아 거북아/머리를 나타내라’의 내용과 3, 4행 ‘만약 나타나지 않으면/구워먹겠다(若不現也 燔灼而喫也·약불현야 번작이끽야)’의 내용이 모순이 된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3, 4행 시구는 원래 없었던 표현인데 수백 년 후 지어진 ‘해가’(海歌)의 뒷부분이 은연중에 붙어 정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구지가를 부를 때 양손에 흙을 쥐고 노래를 부르는데 이런 의식은 현재 인도에서 국가 경축행사 때 행해진다. 이런 점으로 보아 김수로왕은 분명 인도에서 왔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주장에 대해 기존 국어국문학계에서는 고전시가에 대한 다양한 해석 중 하나가 추가된 것으로만 여기는 분위기다. 김수로왕을 시조로 모시는 가락중앙종친회에서는 “김수로왕이 외래세력이라는 주장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월간 ‘가락회보’의 허영균 편집장은 “이 교수의 주장을 종친회 입장에서 전혀 수용할 수 없다. 우리는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기록된 내용만을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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