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하나의 방’전에 나온 쌍방형 작품. 관객이 게임기를 작동하면 스크린 속 영상이 변화한다.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경기 용인시 백남준아트센터가 준비한 ‘NJP썸머 페스티벌-스물하나의 방’은 감상보다 체험을 위한 전시다. 관객과의 상호소통을 전제로 제작된 사운드와 영상 이미지 위주의 쌍방형 작품이 대부분이다.
이 축제는 미디어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이 1961년에 만든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이란 스코어(score)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이 스코어는 악보가 아니라 음악과 전시에 대한 백남준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담은 기록을 뜻한다. 그의 창의적 정신을 기리며 센터 안팎에선 전시와 퍼포먼스, 공공프로그램 등 20개 작품이 동시적으로 펼쳐진다.
작은 소음에도 깜짝 놀란 듯 벽 뒤편에 숨어버리는 손톱만 한 인간모형(포스 & 라오의 ‘피그미들’), 아이폰에 뜨는 질문에 답을 보내면 화면 속 그래픽이 달라지는 영상(버블리피시의 ‘무리’), 북과 심벌즈를 변형한 듯한 색다른 악기를 연주하면 스크린 속 인물들이 우스꽝스러운 동작을 하는 작품(이화진+박미옥의 ‘이미지, 인스트러먼트’) 등 관객의 적극 참여를 요구하는 작품이 대부분이다. 일상의 버려진 잡동사니를 모아 만든 우지노 무네테루의 사운드 조각, 폐스피커를 쌓아올린 김승영 씨의 설치작품 등도 눈에 띈다.
백남준은 “지혜로운 자는 지혜로운 곡을 연주하고 어리석은 자는 어리석은 곡을 연주한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관객은 20개의 방을 돌고난 뒤 마지막 21번째 방을 자신만의 이야기로 채워야 한다. 9월 13일까지. 2000∼4000원. 031-201-8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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