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보도가 국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일상에서 많이 접하는 영수증, 순번대기표에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비스페놀A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검출량이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지만 이번 보도는 그간 지속적으로 이슈였던 환경호르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대부분이 화학물질인 환경호르몬은 ‘내분비교란물질’로도 불린다. 일단 몸 안으로 들어가면 인체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해 내분비계를 교란시켜 해를 끼친다. 환경호르몬은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 또 토양이나 물속에 수년 동안 남아 있고, 특히 생물체에서는 지방조직에 축적되는 특징이 있다.
자동차 매연, 담배 연기, 폴리 카보네이트(PC) 소재의 플라스틱 용기, 화장품, 장난감, 페인트, 과일, 채소, 어패류 등에서부터 이제는 은행의 순번대기표까지. 일상생활에서 환경호르몬을 피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다면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 포장용 랩
랩을 구입할 때는 재질품질표시를 꼭 확인하고 폴리에틸렌(PE) 제품을 구입하는 게 좋다.
염화비닐(PVC)랩은 시장에서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접착성과 신축성이 좋아 아직도 특히 배달 음식의 포장에 많이 사용된다. PVC랩은 뜨거운 국물과 닿으면 환경호르몬을 배출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유아용품
젖병을 소독할 때는 끓는 물에 5분 이상 두지 않아야 한다. 오래 끓이면 환경호르몬이 나올 수 있다. 전자레인지 소독 역시 피하도록 한다. 치아발육기나 유아용 장난감도 재질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PVC 제품의 구입은 반드시 피하는 게 좋다.
○ 플라스틱 용기
가정에서 널리 사용하는 우유 빛깔의 불투명 플라스틱 용기는 폴리프로필렌(PP) 소재로 만들어져 환경호르몬이 나올 염려가 없다. 하지만 산업용
전기 기기 등에 주로 사용되는 폴리카보네이트(PC) 소재의 용기는 뜨겁게 가열된 음식을 담을 경우 비스페놀A라는 환경호르몬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용기 재질이 '폴리카보네이트'로 표기돼 있으면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 작은 생활습관부터 고치자
환경호르몬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국 작은 생활습관부터 고치는 것이다. 컵라면을 먹을 때 용기가 PE 재질인지 확인한다거나 드라이클리닝한 옷도 바로 입지 않고 냄새를 제거한 후 입는 습관을 기르는 게 대표적이다.
세척력이 조금 떨어져도 천연세제를 사용하거나 주방용 고무장갑도 천연고무 라텍스 재질의 제품을 구매하는 등 약간의 관심과 주의만 기울인다면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우리 건강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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