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쑥쑥!… 열려라, 책세상!]난 부끄럼쟁이라 별명도 ‘홍당무’ 그런데 금붕어 친구가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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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3일 03시 00분


◇이제 더 이상 부끄럽지 않아요/질 티보 글·페프 그림·강미라 옮김/32쪽·1만2000원·큰나

큰나 제공
큰나 제공
친구들과 어른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그레그에게는 참 어려운 일이다. 말을 하려고 하면 얼굴이 빨개지고 생각은 뒤엉킨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홍당무’. 사람들은 홍당무로 불릴 때마다 그레그가 더 부끄러워한다는 것도 모른 채 학교나 공원, 거리에서 “홍당무야, 안녕! 잘 있었니?”라고 인사를 해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레그는 생일선물로 작은 금붕어를 얻게 된다. 가게의 수조 바닥에 부끄럽게 숨어 있던 녀석을 골라 ‘부끄럼쟁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레그는 부끄럼쟁이에게는 말을 걸었다. 아무런 대답도 못하는 금붕어가 입을 벙긋거릴 때마다 내는 거품을 보며 대답을 한다고 여겼다. 그레그는 방에 있던 자신의 장난감을 부끄럼쟁이에게 소개하고 자신이 비밀물건을 숨겨두는 침대 밑 공간도 알려줬다. 그때마다 부끄럼쟁이는 많은 거품을 내며 즐거워했다.

그레그는 점점 더 자신이 생겼다. 부끄럼쟁이를 데리고 동네를 구경시키고, 동네 놀이터에도 갔다. 동네 친구들이 부끄럼쟁이를 보고 몰려들었다. “금붕어 이름은 뭐니?” “몇 살인데?”

다음 날에는 학교에도 부끄럼쟁이를 데리고 갔다. 선생님은 금붕어를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했다. 부끄럼쟁이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진 그레그는 생각이 뒤엉키지도, 얼굴이 빨개지지도 않은 채 수업 종이 울릴 때까지 친구들 앞에서 말을 했다. 부끄러움을 유난히 많이 타는 아이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그림책이다. 부끄러움을 자연스레 극복해가는 이야기가 이 책을 읽는 부끄럼쟁이 아이에게도 뭔가를 생각하게 하지 않을까.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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