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등의 지도에 사용되는 동해의 영문표기를 'East Sea(동해)'가 아닌 'Sea of Korea(한국해)'로 변경하는 문제에 대해 정부가 `선(先)동해 후(後)한국해 검토' 방침을 재확인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14일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동해의 영문 명칭은 국제기구에서도 `동해'가 되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다만 현재 국제기구 등에서 `일본해'로 단독표기된 것을 변경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한국해' 등의 다른 명칭도 중ㆍ장기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해도(海圖)의 국제 기준을 정하는 국제수로기구(IHO)의 내년 4월 총회를 앞두고 정부가 이 기구가 발간하는 지도의 `일본해 단독표기'를 `동해ㆍ일본해 병기'로 변경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표기를 당장 바꾸는 것은 전략적으로 부적절하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일단 기존대로 `동해'라는 영문 표기를 관철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되, 한국해 등의 다른 표기를 사용하는 문제도 향후에 상황에 따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가 내년 4월 IHO 총회까지는 동해 표기를 유지하기로 알려진 것도 이런 맥락이다.
정부의 이런 입장에는 1991년 유엔 가입 이후 사용하던 `동해'라는 영문 표기를 `한국해'로 변경하려면 국민적인 공감대가 먼저 형성돼야 한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일본해'와 비교해 볼 때 방향을 나타내는 `동해'보다 `한국해'라는 영문 표기가 국제적으로 더 설득력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동해의 영문 표기가 `동해'로 결정된 데에도 역사적 배경 등이 있는 만큼 당장 표기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기구에서 우리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동해의 영문 표기를 `한국해'로 바꾸는 것이 원론적인 차원에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20년간 써온 동해 표기를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지난 9일 동해의 영문표기를 `한국해'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이어 김성환 외교부 장관도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잃어버렸던 이름을 되찾아오는 데 도움이 되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하면서 정부가 동해의 영문표기 변경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외교가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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