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해학, 셰익스피어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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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4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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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페스트' 초반 신라 자비왕의 일행이 탄 배에 불이 붙은 상황을 붉은 부채춤으로 강렬히 표현 중인 극단 목화의 배우들. 극단 목화 제공
'템페스트' 초반 신라 자비왕의 일행이 탄 배에 불이 붙은 상황을 붉은 부채춤으로 강렬히 표현 중인 극단 목화의 배우들. 극단 목화 제공
세계 최고의 공연문화 무대로 꼽히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서 영국이 낳은 문호 셰익스피어와 한국의 해학이 만나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개막작으로 초청받은 오태석이 연출한 극단 목화의 `더 템페스트(The Tempest)'가 13일 밤(현지 시간) 에든버러 킹스씨어터에서 공연됐다.

900여명의 객석을 메운 관객들은 이날 오태석 연출가의 해석으로 한국의 멋으로 다시 태어난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희곡 `더 템페스트'를 즐기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 작품은 동생 안토니오와 나폴리의 왕 알론조의 계략으로 쫓겨난 밀라노 영주가 13년 간 섬에 살면서 마법을 익혀 복수를 꿈꾸지만 결국 모두를 용서한다는 내용이다.

오태석은 이를 5세기 신라(나폴리)와 가야(밀라노) 이야기가 나오는 삼국유사 가락국기 신화와 접목해 세계적인 희곡을 한국적 철학과 미학으로 고양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대는 특별한 세트 없이 한지, 부채, 싸리비 등의 소품으로 꾸며졌다.

배우들 또한 한복을 입고 아쟁과 해금, 대금, 피리가 어우러진 국악으로 공연을 끌어갔다.

객석에는 에든버러 페스티벌의 총감독 조너선 밀스가 직접 참석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영국과 유럽의 본질과 미래 모습을 이제 그들의 시각과 그들을 통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밀스 총감독은 BBC에 출연해 이번 행사 가운데 주목받는 작품으로 `더 템페스트'를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은 1947년 시작돼 매년 여름이면 세계 각국의 최고 공연문화 예술가들이 몰려들어 3주 동안 공연을 펼친다.

올해에는 특히 `극서 지역으로(To the Far West)'라는 주제로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의 예술가들이 동양의 신비로움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3년 안숙선 판소리 공연 이후 최초로 올해 오태석 연출, 극단 목화의 `더 템페스트, 안은미 무용단의 `바리공주', 지휘자 정명훈의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 3편이 초청을 받았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정식 초청받지 못한 전세계 공연단은 에든버러 시내의 크고 작은 공연장을 찾아 자체적으로 공연을 벌여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이라는 독특한 영역을 구축해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한다.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원용기)은 한국 공연단의 참가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페스티벌 관계자들과 긴밀하게 접촉해 올해 3개 작품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더 템페스트는 16일까지 모두 4회, 바리공주는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3회, 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콘서트는 24일 1회 공연한다.

이들 외에도 광주문화재단의 `자스민 광주', 개그팀 옹알스, 국수호 디딤무용단, 극단 까치동의 세미 뮤지컬 `마고' 등도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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