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104는 승부수. 여기서 뭔가 수를 내지 않으면 백의 패배. 절박한 탓일까. 허영호 9단은 좀처럼 생각할 수 없는 곳인 104의 곳을 찾아냈다. 이 수는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다.
홍기표 4단은 이에 대해 침착하게 흑 105로 늘어둔다. 변화의 여지를 줄인 정수라 할 수 있다. 참고 1도처럼 흑 1로 젖히면 되레 수가 난다. 즉 백이 2로 맞끊은 뒤 백 14까지 두면 흑이 망한 모습이다.
백은 106으로 치중해 110까지 선수 행사를 한 뒤 뭔가 수를 만들어 낸다. 백 112로 참고 2도처럼 백 1로 두는 것은 흑 4, 6의 젖힘 두 방에 백이 살 수가 없다.
흑 113으로 백 4점을 잡은 데 대해 백은 114로 두어 부분적으로 전과를 올렸다. 지금 잡힌 흑 ○ 한 점이 다음 보에서 나타나듯 아직 뒷맛이 남아있는 게 약점이지만…. 흑은 손을 돌려 우상귀 흑 115로 막았다. 반상 최대의 곳. 이래서는 아직도 흑이 유리한 형세다.
백 116부터 잡힌 백 한 점을 이용해 122까지 끝내기를 하는 백. 여기까지는 피차 예상됐던 수순으로 불만이 없다. 그러나 흑이 무심코 따라 둔 다음 한 수가 이 판을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간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