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은둔의 작곡가’ 사티를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5일 03시 00분


26, 27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주류음악 맞선 佛작곡가 극화

베일에 싸인 프랑스 작곡가 사티의 삶을 극화한 음악극 ‘에릭 사티’.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제공
베일에 싸인 프랑스 작곡가 사티의 삶을 극화한 음악극 ‘에릭 사티’.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제공
“은둔의 작곡가, 에리크 사티(1866∼1925)를 아시나요?”

26, 27일 경기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서 공연될 음악극 ‘에릭 사티’는 ‘3개의 짐노페디’로 유명하지만 베일에 싸인 삶을 살았던 이 프랑스 작곡가의 생애를 극화했다. 사티는 드뷔시, 라벨과 동시대를 살았지만 그들과 달리 생전엔 거의 무명으로 지내다가 사후에 명성이 높아진 작곡가라는 점에서 ‘음악계의 반 고흐’라 할 만한 인물이다.

사티는 당시 바그너가 지배하던 주류 음악계 흐름에 맞서 독자적 음악세계를 고집한 비주류 음악가였다. 그는 순수하고 투명한 음악의 미학에 충실한 작곡가였다. 그래서 음악 외적인 요소를 음악에 투영하는 바그너나 차이콥스키 등의 음악은 물론이고 표현주의나 인상주의에도 반기를 들었다. 게다가 마지막 생애 27년간 자신이 살던 파리 교외 아르쾨이 거리 3층 다락방을 다른 사람에게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을 만큼 자폐적인 삶을 살았다.

연극은 예술가로서 정체성의 위기를 겪던 영화감독 토미(이주광)가 사티가 살았던 다락방에 둥지를 튼 뒤 몽환적 시간여행을 통해 사티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액자형 구조로 이뤄졌다. 사티 역으로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드는 배우 박호산(박정환 씨의 새 예명) 씨, 사티가 사랑했던 유일한 여인 쉬잔 발라동 역으로 ‘가을소나타’와 ‘사랑이 온다’ 등에서 주로 강렬한 배역을 소화했던 이태린 씨가 출연한다.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작가 김민정, 작곡 정민선, 연출 박혜선, 음악감독 신경미 씨 등 주요 제작진이 모두 여자라는 점. 배경음악으로 사티가 작곡한 16곡이 6인조 관현악단의 연주로 흘러나오며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작곡한 정민선 씨의 창작곡 10곡은 노래로 불려진다. 9월 30일∼10월 2일엔 서울 종로구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1관에서도 공연된다. 2만∼3만 원. 031-481-4000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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