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봐도 정겨운 내 나라 우리 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30일 03시 00분


‘주명덕 사진전-My motherland’

‘순천, 1972’. 대림미술관 제공
‘순천, 1972’. 대림미술관 제공
이제 다시 볼 수 없게 된 풍경이 오롯이 흑백사진에 담겨 있다. 반질반질 윤나는 방바닥에 비친 문살, 고즈넉한 돌담, 간장 고추장단지가 옹기종기 모인 장독대. 카메라가 잡아낸 전통가옥과 건축, 지형적 조건을 주제로 한 사진들이 우리 삶과 문화가 지닌 원형의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9월 25일까지 열리는 ‘주명덕 사진전-My motherland’전은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기록사진의 품격을 새삼 느끼게 한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1세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주명덕 씨(71)가 50년의 사진인생에서 수확한 ‘조국’의 이미지 중에서 90점을 한데 모았다.

그가 사진으로 남긴 이 땅의 산과 대지, 삶의 풍경에 그리움이 스며 있다. 우리 겨레의 고향이자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줘야 할 유산이 근대화 산업화의 태풍에 휩쓸려 사라지고 파괴된 채 향수로 남았기 때문이다.

시간의 더께가 내려앉은 한옥의 공간은 미니멀리즘 작품처럼 다가오고, 어깨를 맞댄 초가지붕들은 전래동화 무대처럼 정겹다. 더는 만나기 힘든 전통의 공간들, 보고 나면 ‘비록 아무것도 없을지라도’라는 전시 부제가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02-720-0667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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