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5회 국수전…백 92는 기발한 착상이지만

○ 박정환 9단 ● 김동호 2단
본선 16강전 ５보(92∼114)

박정환 9단은 하변에서 우변으로 이어지는 흑 세력의 빈틈을 찾아 삭감해야 할 때라고 느낀다. 박 9단은 한참을 고민하더니 기발한 수를 선보인다. 흑 두 점 머리 위에 붙이는 백 92가 그것. 일종의 기대기 전술. 하지만 이 수는 참고 1도처럼 백 1로 두는 것이 보다 간명했다. 백 7까지 너무나 쉽게 수습해 백의 우세.

김동호 2단은 백 92에 대해 흑 93, 95로 최강으로 대응한다. 지금 버티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 도처에 백의 실리여서 이 말을 최대한 공격해 이득을 보아야 한다. 그래서 일단 아래서부터 백 돌을 띄우면서 차단을 택한 것이다.

백 96이 침착한 호수. 축머리가 생겼다고 참고 2도처럼 백 1로 나오는 것은 흑 2로 단수치고 흑 4로 두는 수가 맥점이어서 흑 10까지 백은 얻는 것보다 잃은 게 많다. 이렇게 되면 우변과 중앙 하변에 큰 집이 생겨 백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백 98을 선수하고 백 100으로 벌려서는 여전히 백의 우세가 유지되는 국면이다. 흑은 101부터 111까지 최대한 백을 괴롭혀 보지만 백은 살면 그만이라는 듯 시집간 새색시처럼 고분고분 받아주고 있다. 이 전투는 일단락됐다. 흑의 다음 한 수는. 114=101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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