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편집자들이 전하는 ‘출판 한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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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선 한국 교육만화가 ‘해리포터’ 다음
인도네시아선 남성 뷰티책 수입도 검토

“태국 출판 시장에서 한국의 교육 만화 ‘살아남기 시리즈’는 ‘해리포터’에 이어 두 번째 ‘혁명’을 일으켰습니다.”(태국 ‘난미북스’의 킴 콘자팃와타나)

“한국의 뷰티 책인 ‘판타스틱 코스메틱’이 인도네시아 여성들 사이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어요. 남성 화장법을 소개한 2탄도 나왔는데, 이 책도 수입해야 할지 고민입니다.”(인도네시아 ‘피티 엘렉스 미디어’의 이다 바구스 카데 슈만자야)

출판계에서도 한류 열풍이 거세다. 한국출판인회의(회장 고영은)가 23일까지 진행하는 ‘2011 아시아 편집자 펠로십’에 참석한 중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10개국 14명의 편집자는 19일 이 같은 분위기를 생생하게 소개했다.

현재 한국 책 중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분야는 아동용 교육도서(만화 포함)와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패션, 뷰티 등 실용서다. ‘Why 시리즈’를 펴낸 중국 ‘광서문화미디어그룹’의 클레어 멍은 “한국의 아동 교육서는 지식과 재미를 잘 결합했다. 중국 출판물에서는 보기 힘든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차이나 사우스 부키 컬처 미디어’의 얄란 왕은 “중국은 20, 30대 젊은 여성이 주요 독자층인데 라이프스타일과 자기계발을 주제로 한 책들이 인기”라고 전했다. 세련된 디자인도 강점이다.

일본 ‘다이아몬드사’ 에이지 미타치도 “한류 스타와 다이어트, 성인용 영어 교육서가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특히 ‘몸짱 다이어트’(정다연)는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문학도 꾸준한 반응을 얻고 있다. 베트남 ‘트레 퍼블리싱 하우스’의 응우옌 타인 남은 “소설가 김영하의 ‘퀴즈쇼’,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출판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 젊은이의 삶과 사고방식 등을 다룬 작품을 읽고 싶어 한다”고 했다. 대만 ‘유라시안 퍼블리싱 그룹’의 필 첸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와 10여 년 전 출간한 김정현의 ‘아버지’ 등이 대만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가족애를 중시하는 양국의 공통적인 정서가 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출판 한류가 지속되기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이다 바구스 카데 슈만자야는 “‘살아남기’나 ‘Why’ 시리즈가 (인도네시아에서) 인기를 끌었다고 해서 비슷한 주제와 스타일의 교육만화만 낸다면 시장은 외면할 것”이라며 “새로운 소재를 다룬 책을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의 필 첸은 “한류의 독특함을 기반으로 한 책은 반짝 인기로 끝난다. 이젠 한국과 여타 아시아 국가 문화 간의 공통점과 인류의 보편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 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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