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토끼띠인 이영구 8단(24·사진)이 신묘(辛卯)년을 맞아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종합기전에서 처음으로 우승하고, 그 덕에 입신(入神·9단의 별칭)에 오른 것이다.
이 8단은 지난달 28일 열린 제7회 한국물가정보배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같은 도장과 학교(충암중고)를 다니고 입단도 함께 한 친구이자 라이벌인 윤준상 8단(24)을 이겨 종합전적 2승 1패로 우승했다. 상금 3000만 원. 입단 10년 만에 본격기전 첫 우승이다. 결승에서만 6차례 져 ‘준우승의 사나이’로 불리던 꼬리표도 뗄 수 있게 됐다.
흑을 잡은 이영구는 초반부터 발 빠르게 실리를 차지하며 두텁게 반면을 운영해 나가는 윤준상에게 맞섰다. 그는 이후 중앙의 흑 돌을 포기하고 우변을 차지하는 과감한 바꿔치기를 감행한 뒤 중앙의 백 세력을 지워나가며 결국 승리를 이뤄냈다.
이영구는 “우승의 갈증을 풀게 돼 기쁘다”면서 “실력을 떠나, 많이 공부하는 기사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국내 본격기전에서 우승하면 1단 승단한다’는 한국기원 특별승단 규정에 따라 9단이 됐다.
그는 올해 성적이 좋아 49승 16패로 다승 1위를 달리고 있고, 국내 랭킹도 한 달 전에 비해 4계단 치솟아 7위로 올라섰다. 이영구는 별명이 ‘록키’로, 외모가 실베스터 스탤론을 닮았다 해서 붙여졌다.
한편 윤준상 8단도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하면서 승단점수를 채워 9단으로 승단했다. 그의 입신 등극으로 한국기원 소속 262명(남 215, 여 47)의 기사 중 9단은 모두 58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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