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리포트]바스러진 종이에 생명을…고전만화를 명작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5일 1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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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만화 ‘각시탈’ 기억하시죠.
7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분이라면 이 ‘각시탈’에 대한 아련한 향수가 있을 텐데요.
다시 못 볼 줄 알았던 이 고전만화들이 최근 다시 복간됐다고 합니다.
김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부천시 원미구에 있는 만화 박물관. 열람실에선 어른과 아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만화를 읽습니다.

[브릿지]
보시다시피 이곳은 일반 열림실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인데요. 한쪽 벽면에 출입이 금지된 문이 있습니다. 제가 열고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처럼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공간에 또 다른 열람실이 있습니다. 특별히 80년대 이후 출판된 한국 만화 단행본 90% 이상, 25만권이 이곳에 보존돼있습니다.

88년도에 나왔던 이현세 작가의 ‘사자, 새벽…’도 있습니다. 이미 절판돼 시중에서는 읽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계속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비밀 엘리베이터입니다. 이곳은 지하 1층 수장고로 연결됩니다.

지하1층 수장곤데요 보안카드 없이는 출입이 불가능합니다. 국내 언론 처음으로 채널에이가 수장고 안을 공개합니다.

[기자]
국내 유일의 만화 수장고 안에는 희귀한 한국 근, 현대 만화의 원본과 단행본이 20만 장 넘게 보관돼 있습니다.

작고한 고우영 화백이 신인시절 필명으로 즐겨 썼던 추동성이란 이름이 그려진 원본도 있습니다. 국내에 몇 권 없는 희귀본입니다.

복원실에선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것 같은 누런 종이에 생명을 불어 넣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곳에서 최근 오래 전 절판돼 자취를 감춘 허영만 화백의 각시탈이 복간됐습니다.

[인터뷰1: 심현필/ 한국 만화 박물관 전임 연구원]
“소설은 고전 명작이라 해서 계속 재출간 되는데 그간 만화는 명맥을 잇지 못했던 게 현실입니다. 세대간 소통과 공감을 가능하게 하는 콘텐츠가 명작아닐까요.”

복원을 위해선 일단 원본 확보가 최우선입니다.
그러나 절판된 원고는 수집가들 사이에서 수 천 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헌 책방에서도 원고를 숨겨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복원 과정도 만만치 않습니다. 섭씨 20도 씨, 습도 55퍼센트의 수치가 항상 유지되는 곳에서 작업해야합니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상처난 부분을 메우고 채색 과정을 거칩니다.

[인터뷰2: 오덕영/인천 부평 거주]
“허영만 선생의 각시탈은 제가 초등학교때 보던 건데요 일제시절 핍박받는 민중들을 위해 영웅으로 나선 각시탈의 이야기를 통해 꿈과 용기를 얻었죠.”

지금까지 복간된 만화 명작은 김산호 작가의 라이파이, 김종래 작가의 엄마찾아 삼만리, 허영만 작가의 ‘각시탈’ 등 총 17종입니다. 지난 달 5일 재출간된 각시탈은 한달도 안돼 1000부가 모두 팔려나갔습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2014년까지 20권의 복간 명작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채널에이 뉴스 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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