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최고 성수기로 꼽히는 연말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는 어떤 작품들이 공연될까. 주요 공연장과 공연기획사를 통해 연말에 공연될 중대형 뮤지컬들을 뽑아봤다. 초연작보다는 여러 차례 공연된 재연작이 많았지만 해외에서 직수입된 원어 뮤지컬은 놀랍게도 자취 없이 사라졌다. 그 자리를 한국어 라이선스 뮤지컬과 대형 창작 뮤지컬이 차지했다. 한국 뮤지컬시장의 자생력을 보여주는 반가운 신호다. 이들 작품을 ‘호쾌한 남성 뮤지컬’과 ‘촉촉한 여성 뮤지컬’로 나눠 소개한다.
○ 호쾌한 남성 뮤지컬
남성 뮤지컬의 선두주자는 ‘지킬 앤 하이드’가 ‘오페라의 유령’ 관객동원 기록을 깨는 데 일등공신이었던 조승우 주연의 ‘조로’다. 영국 웨스트엔드의 히트작인 이 작품은 낮에는 무력한 귀족 디에고로, 밤에는 변화무쌍한 의적 조로로 활약하는 캐릭터를 경쾌하고 코믹하게 그린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옮겼다. 서울 한남동 블루 스퀘어 뮤지컬전용극장 개막작으로 11월 4일 첫선을 보인다. 박건형과 김준현이 조로 역으로 함께 발탁돼 남성미 대결을 펼치고 상대역 루이사로는 조정은과 구원영이 번갈아 출연한다.
검술 대결이라면 ‘삼총사’와 ‘햄릿’도 빠지지 않는다. ‘삼총사’는 신성우 유준상 엄기준 김법래 민영기 등 고정 멤버에 최근 뮤지컬로 영역을 넓힌 이지훈과 규현(슈퍼주니어) 허영생(SS501) 오원빈(FT아일랜드) 같은 한류스타를 앞세워 여심을 유혹한다. 2007년 이후 네 번째로 공연되는 ‘햄릿’은 가창력과 연기력을 앞세운 김수용과 박은태를 햄릿으로 기용하고 윤공주 서범석 윤영석 신영숙 등 실력파 배우들을 발탁해 록뮤지컬이란 본연의 색깔을 강화한다. 창작뮤지컬 중에는 ‘영웅’이 있다. 안중근 역의 정성화와 이토 히로부미 역의 김성기 등 미국 뉴욕 링컨센터 출연진 대부분이 그대로 출연한다.
○ 촉촉한 여성 뮤지컬
지난해 ‘남자의 자격’ 하모니 합창단 지휘자로 국민 스타에 오른 박칼린 주연의 ‘넥스트 투 노멀’이 가장 눈에 띈다. 국내 초연작인 ‘넥스트 투 노멀’은 2009년 토니상 여우주연상과 음악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미국판 ‘엄마를 부탁해’가 따로 없다는 평가를 받은 이 작품에서 어린 아들을 잃고 조울증에 걸린 엄마 다이애나 역으로 박칼린과 일본 극단 시키 출신의 김지현이 번갈아 출연한다. 남편 댄 역으론 남경주와 이정열이 호흡을 맞춘다.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로 유명한 ‘에비타’는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작곡)와 팀 라이스(작사) 듀엣이 만든 이 작품의 국내 무대화는 2006년 초연 이후 5년 만이다. 불멸의 여주인공 에바 페론 역으로 정선아와 리사가 카리스마 대결을 펼친다.
아이린 카라의 주제곡으로 유명한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옮긴 ‘페임’도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찾는다. 이번 작품은 2003년 초연됐던 작품이 한국적 상황에 맞춰 대폭 각색 편곡돼 소개된다. g.o.d 출신 배우 손호영과 함께 최근 뮤지컬사업 진출을 선언한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은혁(슈퍼주니어) 티파니(소녀시대) 린아(천상지희) 정모(더 트랙스) 등 듀엣 아이돌 가수들이 대거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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