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5회 국수전…소용돌이치는 실전심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0일 03시 00분


○ 이세돌 9단 ● 조한승 9단
본선 8강전 4보(72∼98)

백 72는 냉정한 선택. 참고 1도처럼 백 1부터 9까지 살리는 것이 일감. 하지만 흑 10을 당하면 흑이 쉽게 안정하고 오히려 백이 쫓기게 돼 좋지 않다. 이 때문에 좌변 백 6점을 버리는 선택을 한 셈이다. 상대방이 잡으라고 하니 왠지 잡기가 싫어진다. 그게 실전심리다. 조한승 9단은 선수 의미가 있는 흑 73을 먼저 둔다.

이를 보고 이세돌 9단은 백 74로 한발 늦게 움직인다. 그냥 죽이기엔 너무 큰 게 사실이다. 흑은 81까지 좋은 모양을 갖추며 백을 추격해 여전히 주도권을 쥐고 있다. 문제는 백 86으로 젖힐 수 있느냐다. 이곳을 젖히면 흑 87로 끊어 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백 84를 선수한 것은 치밀한 수읽기. 사활에 도움이 된다.

이 9단의 기풍은 싸움바둑으로 유명하다. 그중에 공격과 타개가 있는데, 먼저 실리를 차지한 뒤 타개가 그가 즐겨 사용하는 패턴이다. 백 88로 끊고 90을 두면서 본격적으로 타개에 나선다.

백 92가 맥점. 흑 93은 안전운행. 참고 2도처럼 흑 1로 두면 흑 11까지 수상전에서 흑이 이길 수 있다. 조 9단이 이 9단의 배짱에 살짝 몸을 움츠린 모습. 백 94부터 98까지 어느 정도 수습이 됐다. 일단 백은 위기를 넘겼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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