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초등학교 때 꼭 한 반에 한 명씩은 호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친구들이 있었다. 우리 반에도 그런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딱히 호박이라고 불릴 만큼 못 생기지는 않았었다. 단지 주근깨가 많고 코가 약간 들렸는데 내게는 오히려 그 부분이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잘 웃고 옆에서 숙제 같은 것도 잘 챙겨줘 외모와는 다르게 인기가 많았다. 그 매력에 남자답게 데시를 했지만 보기 좋게 차이고 말았다.
신사동의 고깃집 팔일삼에서 처음 ‘통마늘+단호박솥밥’이라는 메뉴를 봤을 때 제일 처음 그 친구가 떠올랐다. 그 뒤로도 꽤 오랫동안 내 입에서 통마늘과 단호박 냄새가 가시지 않았다. 그 옛날 그 아이에게 반하듯 그 맛에 반해 오늘도 난 통마늘+단호박솥밥을 만들어 먹는다.
통마늘단호박솥밥
준비하기 통마늘 4쪽(취향껏), 단호박 1/4개, 찹쌀·멥쌀 1/3컵씩
요리하기
1 맵쌀과 찹쌀을 분량대로 돌솥에 넣고 물에 씻은 뒤 1:0.8로 밥물을 잡는다.
2 통마늘은 뿌리 부분을 잘라내고 단호박은 칼로 껍질을 도려 속을 파낸 뒤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3 ①위에 준비한 통마늘과 단호박을 반반씩 올린다.
4 뚜껑을 닫아 중불에 올려 20분간 밥을 짓고 30분간 뜸을 들이면 완성이다.
Tip 통마늘+단호박솥밥을 지을 때 처음부터 쌀과 단호박을 함께 넣으면 단호박이 덜 익어 딱딱하기 십상이다. 단호박은 찜기에 20~30분 정도 미리 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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