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이 꿈꾸던 TV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1일 03시 00분


내년 1월 24일까지 ‘TV코뮨’전

“언젠가 모두가 각자의 TV를 갖게 될 것이다.”

TV를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니라 창조적 소통의 매체로 해석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예견이었다. 그는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까지 TV 매체에 대한 연구를 거듭했다. 당시 그가 미국 보스턴 공영방송국 WGBH와 작업한 인터랙티브 퍼포먼스 작품을 기록한 ‘비디오 코뮌’은 예술가의 콘텐츠로 이뤄진 TV 방송을 꿈꾸던 백남준의 실험정신을 보여준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백남준아트센터는 2012년 1월 24일까지 ‘TV코뮨’전을 연다. 아날로그 TV 송출이 종료되는 시점을 앞두고 미디어적 측면에서 백남준 작품이 갖는 현재적 의미를 재조명한 자리다. 전시에선 백남준과 TVTV, 앤트팜, 다라 번바움 등 동시대에 활동한 작가들, 현대 작가들의 시각을 보여주는 작품까지 두루 볼 수 있다.

전시에선 백남준이 WGBH와 만든 ‘일렉트로닉 오페라 No.2’와 ‘매체는 매체다’가 처음 공개됐다. TV가 거실 중앙에 자리한 대한민국 가정의 거실 풍경을 재현한 네덜란드 작가 가브리엘 레스터르의 설치작품, 진화하는 TV 수상기를 통해 TV와 정권, 미술관의 역사를 짚어낸 박준범의 영상작품도 인상적이다. 정연두의 ‘공중 정원’은 TV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진짜 같은 허구를 통해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영상매체에 대한 신뢰에 물음표를 제기한다. 031-201-8571

용인=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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