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삼성전자 ‘버블샷 드럼세탁기’, LG전자 ‘트롬 스마트 드럼세탁기, ’LG전자의 스마트 냉장고결혼 전에는 잘 모른다. 청소기 돌리고,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빨래하는 일이 ‘부부 싸움’으로 번질 줄 말이다. 어느덧 비닐장갑도 끼지 않고 음식물 쓰레기에 손대는 자신을 발견하면 서글퍼지기도 한다. 청소 습관이 싸움을 부를 때도 있다. 회사원 김모 씨(34)는 “신혼 초, 매일 밤 청소기를 돌리라고 강요하는 아내를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특히 요즘 가사 부담은 아내만의 몫이 아니다.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개그콘서트의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은 “요리, 빨래 등 ‘일’은 여자가, 나머지 청소, 설거지, 쓰레기 버리기 같은 뒤처리는 남자가 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전업체들이 이처럼 변해가는 신혼부부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놓칠 리 없다. 요리에 서툰 맞벌이 신혼부부가 빨리 음식 만들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이 가전에 접목되고 있다. 또 남자들도 쉽게 집안일에 뛰어들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는 스마트 가전도 대거 나오고 있다.
○맛있는 요리를 위한 가전
최근 나오는 스마트 냉장고는 단순히 식재료를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통기한을 관리해 주고, 요리법을 알려주고, 모자라는 식재료는 온라인 쇼핑도 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대형마트 이마트와 손잡고 온라인 쇼핑이 가능한 스마트 냉장고를 선보였다. 이 냉장고(모델명 FRS73DRDFW)에 설치된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을 통해 이마트의 2만2000여 개 식품을 주문할 수 있으며 이를 휴대전화로 결제해 원하는 시간대에 주문한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다. 향후 푸드매니저 기능을 탑재하면 냉장고에 보관 중인 식품의 관리와 남은 식재료로 가능한 요리법을 제공받을 수도 있다.
LG전자의 ‘스마트 디오스 광파오븐’LG전자는 올해 4월 냉장고 전면에 10.1인치 LCD를 탑재해 식품의 유통기한 관리와 요리법 등을 알려주는 ‘스마트 매니저’ 기술을 적용해 선보였다. 기존 일반 양문형 냉장고의 최고가 모델보다 약 15% 비싼 400만 원선인 데다 백화점 등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했는데도 7월 말 현재까지 1000여 대가 팔렸다. LG전자 관계자는 “음성인식기술을 스마트 냉장고에 적용해 사용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한 점도 인기의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최근 대형마트 홈플러스와 손잡고, 기존의 음식관리 기능에 온라인 쇼핑을 결합한 냉장고를 새롭게 선보였다. 또 이달 중 스마트폰을 이용해 냉장고 안의 식품을 확인해 필요한 음식물을 바로 구입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LG 스마트 냉장고)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폰으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오븐도 있다. LG전자가 8월 말에 내놓은 ‘스마트 디오스 광파오븐’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150여 가지 요리를 자동으로 조리해 준다. 아침에 재료를 넣어놓고, 퇴근할 때쯤 회사에서 스마트폰으로 작동을 시키면 집에 오자마자 먹을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청소 빨래를 재밌게 해주는 가전
세탁기는 스마트폰으로 문제점을 찾아내는 기능이 인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스마트폰과 연계된 QR코드를 이용해 세탁기의 고장 대응방안을 제시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의 QR코드 스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버블 에코 드럼세탁기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오류의 종류를 알아볼 수 있으며, 즉각적으로 문제를 조치할 수 있다.
LG전자는 올해 8월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세탁기를 작동할 수 있고, 세탁기의 소리만 듣고 스마트폰으로 문제를 진단해주는 ‘트롬 6모션 2.0’ 스마트 세탁기를 선보였다. △스마트 원격제어 △스마트 절전 △코스 다운로드 △스마트 진단 △스마트 매니저 등의 기능이 도입됐다.
로봇청소기는 특히 남자들이 좋아하는 가전. 실제 로봇청소기를 애용하고 사양을 분석하는 인터넷 동호회가 생길 정도다. 청소가 점점 남편들의 몫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내놓는 로봇청소기는 카메라를 이용해 집 안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로봇청소기의 이동성을 이용해 밖에서도 집안 상황을 살필 수 있는 기능이다.
에어컨도 스마트폰을 활용한 원격 제어가 가능해졌다. 삼성 하우젠 스마트 에어컨은 네트워크기능 ‘스마트온’을 탑재해 더운 날 미리 실내를 시원하게 해 놓고 싶거나, 외출 시 에어컨 전원을 껐는지 걱정될 때 언제 어디서든 휴대전화로 에어컨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휴대전화로 에어컨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집안에 설치한 무선공유기를 통해 에어컨이 응답하고 명령을 수행한 뒤 작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사용자에게 보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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