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백 136으로 물러선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 가벼운 응수타진처럼 보이는 흑 ○에는 복잡한 노림수가 숨어 있다. 참고도가 바로 그것. 참고도처럼 백 1로 두면 흑 2를 선수하고 흑 4, 6으로 건너 붙인다. 백 7로 받아야 하는데, 이때 흑 8로 치중하면 중앙 백 대마가 잡힌다. 결국 흑 ○는 흑 4, 6을 두기 위한 사전조치인 셈이다. 그래서 이 9단이 물러선 것.
조한승 9단은 흑 137, 139로 선수로 한 점을 따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흑 143에 백 144로 그냥 막는 것이 정수. 먼저 찔러 두면 흑이 1선으로 젖혀 패를 하자고 할 때, 백은 물러설 수밖에 없다. 2집 차이가 난다. 사소한 것 같지만 미세할 땐 승부가 갈릴 수도 있다.
흑 147로 막아 백에게 가일수를 종용했지만, 백은 우하귀를 지키지 않고 그 대신 148로 중앙 흑 7점을 단수한다. 버티는 수.
조 9단은 백이 손을 뺀 데 대해 흑 149로 즉각 치중해 응징에 나선다. 백 150으로 받는 것은 당연. 흑 151로 젖혀 백의 응수를 물어본다. 백은 물러서는 것은 바로 패배를 인정하는 꼴. 백 152로 막으며 해볼 테면 해보라고 말한다. 흑은 고민에 빠진다. 바로 패를 결행할 것인가. 하지만 흑도 부담이 가는 패다. 더구나 중앙 흑 7점이 단수가 돼 있어 흑도 바쁜 모습. 곧 승부가 날 것 같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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