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스타브 쿠르베의 1866년작 ‘세상의 근원’은 그려진 지 130년이 흐른 1995년에야 오르세미술관에 공식 등재됐다. 이 그림은 완성 순간부터 ‘어떻게 가릴까’가 문제였다. 여성의 성기 부분이 전면에 두드러지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미술사가인 저자는 “미술은 애초부터 음란했고 음란하기 위해 존재했다”고 못 박는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부터 일본 우키요에(浮世繪)와 인도·중국의 춘화들, 만화 ‘누들누드’나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까지 넘나들며 음란함이 미술과 예술의 지류가 아닌 ‘본류’라고 주장한다. 그림과 해석을 함께 보는 재미 외에 구약성경부터 미셸 투르니에에 이르는 다양한 인용 글까지 푸짐한 지식 성찬과 ‘음모론’을 담았다. 조선 춘화에 키스 장면이 없는 이유 등을 풀어보며 동서고금 미술에 숨은 야한 얘기들을 풀어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