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공연장에만 머물러 있어선 안 됩니다. 우리 사회와 각자의 삶에 영향을 미쳐야 합니다. 그게 진짜 음악이죠.”
지휘자 금난새 유라시안 필하모닉 예술감독 겸 인천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사진)은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줘 말했다. 그는 클래식의 저변을 넓힌 공로로 1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세종문화상을 받았다. 금 감독은 1990년대 초부터 해설음악회 제야음악회 등을 기획해 클래식 대중화의 문을 열었다.
금 감독은 5년 전부터 서울예고 경북예고 오케스트라를 지도했고 지난해에는 비전공자들로 꾸려진 한국대학생연합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한국마사회 농촌희망재단과 함께 충북 단양군 괴산군, 충남 서천군 등 20개 농촌지역에 청소년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이달 초 서천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으로 오케스트라를 구성했습니다. 처음에 뻣뻣하게 연주하던 아이들이 유라시안필 단원들의 연주를 듣더니 이내 흐르는 듯한 선율을 빚어내는 겁니다. 마법이라고 할 수밖에요. 음악의 힘을 전하는 일, 재능을 가진 아이를 발굴해 내는 일이 제 사명입니다.”
금 감독은 콩쿠르 및 독주자 중심의 음악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 제자’만 챙기고 끌어주는 폐쇄적인 풍토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해 경희대 교수직을 그만두었다. 그는 2005년 제주에서 시작한 실내악 축제 ‘제주 뮤직 아일 페스티벌’의 예술감독도 맡고 있다. 실내악의 뿌리를 튼튼히 하자는 뜻에서 시작한 일이다. 클라리네티스트 마이클 콜린스, 프랑스의 ‘트리오 방데레’, 체코의 ‘쳄린스키 현악 4중주단’이 제주에서 연주했다.
“해외 연주자들을 초청할 때 이렇게 말합니다. ‘돈 벌러 오지 말고 문화를 심는다는 생각으로 와라. 그 대신 좋은 풍광과 좋은 청중을 선사하겠다’라고요.”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