齊(제)나라 대부 陳賈(진가)는 周公이 형 管叔(관숙)의 반란을 예견하지 못한 사실을 거론하여 성인의 성인다움을 부정하고, 그 논리를 바탕으로 제나라 宣王(선왕)이 연나라를 침략하여 병합하려고 했던 과실의 심각성을 은폐하려고 했다. 맹자는 옛날의 君子(군주와 대신)는 改過遷善(개과천선)을 했지만 오늘날의 군자는 遂非(수비·잘못을 그대로 밀고 나감)를 한다고 개탄했다. 이어서 맹자는 ‘옛날의 군자’와 ‘오늘날의 군자’가 과실에 대처하는 태도의 차이를 부연했다.
其過也는 ‘그 허물로 말하면’ 혹은 ‘그가 잘못을 저지르면’이다. 이때의 也는 어떤 사항을 주제화하는 기능을 한다. 日月之食은 日食과 月食을 말한다. 食은 蝕과 같다. 更(경)은 改(개)와 뜻이 같다. ‘豈徒順之리오 又從而爲之辭로다’에서 ‘豈徒∼又∼’는 ‘단지 ∼할 뿐이겠는가, 또한 ∼하기까지 한다’로 益甚(익심)의 사항을 표현한다. 順은 遂非의 뜻이다. 爲之辭는 과실에 대해 말로 꾸며 은폐하는 文過(문과)를 뜻한다.
이 부분은 ‘논어’ ‘子張(자장)’ 제21장에서 子貢(자공)이 한 말과 유사하다. 자장은 ‘君子之過也는 如日月之食焉(여일월지식언)이라 過也에 人皆見之하고 更也에 人皆仰之니라’고 했다. ‘군자의 허물은 일식이나 월식과 같아서 잘못이 있을 적에는 사람들이 모두 보고 허물을 고쳤을 적에는 사람들이 모두 우러러본다’는 뜻이다. 군자는 과실을 은폐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과실을 보고 마치 일식이나 월식을 보고 기이하게 여기듯이 놀란다. 그러면 군자는 과실을 곧바로 고치는데 군자가 그렇게 改過(개과)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군자를 우러러보게 된다는 말이다. 한편 ‘논어’ ‘子張(자장)’에서 子夏(자하)는 ‘小人之過也는 必文이니라’고 했다. 소인은 잘못이 있는 줄 알면서도 말재주로 꾸며 과실을 은폐하려 든다고 비판한 것이다.
위정자들은 遂非文過(수비문과)로는 결코 민심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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