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잉넛 - 갤럭시 익스프레스, 개구쟁이들이 만났는데… 노래가 말랑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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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0일 03시 00분


서정적 멜로디의 합작 앨범 내놔

“너무 완벽한 음악보다 인간적 고민과 솔직한 심정이 들어간 음악이 더 좋다”고 말하는 크라잉넛과 갤럭시 익스프레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너무 완벽한 음악보다 인간적 고민과 솔직한 심정이 들어간 음악이 더 좋다”고 말하는 크라잉넛과 갤럭시 익스프레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모이기만 하면 주변이 떠나갈 듯 시끄럽고 장난치느라 정신없는 남자 8명이 있다. 데뷔 16년차로 인디계의 큰형님 격인 5인조 ‘크라잉넛’과 데뷔 4년차임에도 거물급 에너지를 뿜어내는 3인조 ‘갤럭시 익스프레스’다. 이 남자들이 최근 재미있는 ‘물건’ 하나를 뽑아냈다. 두 밴드의 음악을 한데 모아 낸 앨범 ‘개구쟁이’다.

“9월 28일 제주도에 함께 공연 갔다가 우연히 얘기가 나왔어요. 서로 디지털 싱글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냥 합쳐 미니앨범을 내자고요.”(갤럭시 멤버 박종혁)

‘개구쟁이’란 앨범 이름에 대해서는 “두 팀 다 성향이 개구쟁이 같은 데다 존경하는 그룹이 ‘산울림’이어서 그들의 노래에서 따왔다”고 설명했다. 노란 바탕에 멤버들이 한데 몰려 재미있는 표정을 짓는 앨범 재킷을 보면 딱 개구쟁이란 느낌이 온다.

앨범엔 크라잉넛의 ‘이사가는 날’ ‘브레이브 맨’과 갤럭시의 ‘오 예!’ ‘떠나는 날’ ‘지나고 나면 언제나 좋았어’를 담았다.

크라잉넛의 한경록이 이사를 가려고 준비하다 만들었다는 ‘이사가는 날’은 히트곡 ‘말달리자’ 같은 내지르는 박력 대신 감각적인 멜로디와 서정성이 돋보인다. “억지로 과격한 느낌을 짜내기보단 그때그때 느끼는 걸 음악으로 풀어냈어요.”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타이틀곡 ‘지나고 나면 언제나 좋았어’도 감성적이다. 멤버 박종현이 입대하기 전날의 감정을 담아 만든 ‘떠나는 날’ 역시 슬픈 듯 멜로디 라인이 또렷하다. 갤럭시 김희권은 “말랑말랑한 음악이어서 의외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 역시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의 일부”라고 말했다.

약 3주 만에 후다닥 합작품을 만들어낸 두 밴드는 “기획 단계부터 협업을 했더라면 노래를 함께 부르는 진짜 ‘콜라보레이션(협업)’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면서도 팬들의 반응이 기대된다고 했다. “요즘 ‘톱밴드’에 나온 밴드들도 우리 ‘개구쟁이’들의 음악은 찾아서 듣는대요. 하하.”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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