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께 제사를 올릴 때 추는 춤인 문묘일무(文廟佾舞)에는 현대인이 살아가는 데도 필요한 공경과 겸손, 배려의 의미가 가득합니다. 의미를 알고 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만한 춤인데, 지금까지 대중에게 알리려는 노력이 없었지요.”
봄가을 일 년에 두 번 성균관 석전대제(釋奠大祭·공자와 그 제자들 및 한국의 유학자들에게 지내는 제사로 중요무형문화재 85호) 때나 볼 수 있던 문묘일무를 매주 월요일 오후 2시에 만날 수 있게 됐다. 서울 종로구 성균관의 명륜당에서 ‘석전대제 악무공연 및 해설이 있는 문묘일무’라는 이름으로 10일부터 연말까지 정기 공연 중이다.
이 공연은 문묘일무 전문가인 임학선 성균관대 무용학과 교수가 지금까지 고증·복원한 춤 동작을 종합해 재현하는 것. 임 교수는 2000년대 중반 춤 동작과 각종 도구를 복원한 데 이어 최근에는 춤꾼들을 행사마당의 서쪽에만 배치하는 것은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는 것을 밝혔다. 중국 주나라 때 정립돼 고려 예종 11년(1116년) 때 유입된 문묘일무는 중국이 문인들의 춤(문무·文舞)만 계승한 것과 달리 무인들의 춤(武舞)까지 계승·발전시켜 우리나라가 원형에 더 가깝다.
임 교수는 “왕세자와 귀족의 자제들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도리를 익히기 위해 이 춤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양 팔꿈치를 나란히 해 두 손을 맞잡아 가슴 앞에 두고 머리와 등을 굽혀 아래로 향하는 ‘읍(揖)’ 동작에는 공경의 마음으로 상대에게 다가간다는 의미가 담겼다. 머리를 숙이고 몸을 옆으로 기울이면서 두 손을 공손히 잡는 ‘겸(謙)’ 동작은 양보의 미덕을 의미한다. 문무에는 문인들이 갖춰야 할 9가지 덕이, 무무에는 무인들이 지녀야 할 7가지 덕이 담겼다.
임 교수는 “복원한 전통문화를 새로운 문화의 원천으로 삼기 위해 ‘유가예술문화콘텐츠연구소’를 설립해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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