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5회 국수전…백의 치명적 약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4일 03시 00분


○ 박정환 9단 ● 이창호 9단
본선 8강전 5보(97∼120)

이창호 9단은 올해 국수위를 내놓고 무관(無冠)이 된 심정을 이렇게 말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꽤나 홀가분하기도 하고, 다시 원점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한 승부욕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다짐도 한다. ‘지금은 멈추거나 물러날 때가 아니다. 나는 더 나아가고, 더 깊어져야 한다.’ 그는 요즘 다시 일어서고 있다.

이 9단은 고민 끝에 흑 97로 공격나팔을 분다. 박정환 9단이 백 98로 궁도를 넓혀 ‘이 정도면 수습이 됐겠지’하고 안심을 하고 있을 때, 흑 99가 떨어진다. 백 100으로 막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참고 1도처럼 백 1로 두면 흑 2부터 6까지 백이 곤란해지기 때문. 흑 101로 넘어가는 것이 또 맥점.

백 102, 104로 막을 때, 흑은 105로 치중하고 107로 지켜 고삐를 바짝 죈다. 백 108부터 흑의 약점을 남겨 놓고 백 114로 궁도를 넓힌다. 하지만 흑 115에 돌이 놓이면서 백이 그냥 살기는 어렵게 됐다. 대가를 치러야 한다.

백 120으로는 참고 2도처럼 백 1로 두어 확실히 살아야 했다. 흑 2로 선수로 백 5점이 잡히는 것이 아프지만, 이렇게 두면 아직 해볼 만한 형세. 백 120으로 받으면서 패 맛이 남게 됐다. 이런 뒷맛은 치명적 약점.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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