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기사 9단 박정환(18). 사상 최연소로 9단에 오른 그는 이창호 이세돌의 뒤를 이을 한국 바둑의 차세대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그는 올해 입단 이후 7연패라는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다 세계바둑 타이틀(후지쓰배)을 처음으로 따냈고 최근 GS칼텍스배까지 거머쥐면서 3관왕에 올랐다. 성장을 위한 진통이었을까.
박 9단은 사활 문제 풀기를 좋아한다. 이번 후지쓰배 참가차 일본으로 출장 갔을 때나 GS칼텍스배 결승 최종전에서도 그의 손에는 사활 문제가 들려 있었다. 그는 “사활 문제가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좋은 습관이다.
흑을 든 이창호 9단은 초반 적극적인 포석을 선택했다. 백이 16으로 붙일 때 참고 1도와 같은 흑 1로 두는 것이 보통. 그러나 이 9단은 흑 19, 21로 강하게 밀어붙였다.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랄까.
이후 서로 모양을 키우다가 박 9단이 우변 흑진에 특공대를 투입하면서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이 공방에서 둔 흑 77이 좋지 않았다. 참고 2도처럼 흑 1, 3으로 젖혀 흑 7까지 선수하고 흑 13까지 살아가는 것이 깔끔했다. 실전에서는 흑이 중앙을 깨끗하게 막지 못해 막판 집 부족에 시달리다 결국 돌을 던진다. 박 9단의 마무리 솜씨가 돋보인 대국. 10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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