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어린이박물관인 경기 용인시 경기도어린이박물관(관장 이경희)이 26일로 개관 한 달을 맞았다. 지방자치단체가 300여억 원의 거액을 들여 독립된 건물에 어린이박물관을 설립했다는 점에서 이곳은 개관 이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21일 박물관을 찾았을 때, 평일 오전인데도 곳곳이 어린이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만지고 두드리고 누르고 던지고, 쌓았다가 다시 부수고…. 이 관장은 “평일 2000여 명, 주말 3500여 명이 옵니다. 경기도에서만 오는 게 아니라 제주, 부산에서 일부러 오는 가족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에 10개의 전시실이 있다. 외벽은 미술가 강익중 씨의 작품으로 디자인했다. 기본적으로 ‘체험식 박물관’인 이곳은 어린이 각자의 흥미와 발달 단계에 적합한 체험과 학습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스포츠 체험, 과학 탐구, 인체 탐구, 환경 및 다문화 체험 코너 등으로 구성했다.
1층 자연놀이터는 유아용 놀이공간, 튼튼놀이터는 운동과 영양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다. 2, 3층 공간은 한층 다채롭다. 우리의 몸은 어떻게 생겼으며, 무슨 기능을 하는지 탐색해보는 ‘우리 몸은 어떻게?’, 건축물을 축조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이해하고 체험해보는 ‘건축작업장’, 어린이가 다양한 의상을 입고 연극배우가 되어보는 ‘미니 씨어터’, 전래동화를 통해 어린이의 상상력과 지혜를 확장시키는 ‘동화 속 보물찾기’ 등을 배치했다.
‘한강과 물’ 전시장과 다문화 전시장이 특히 눈길을 끈다. ‘한강과 물’ 전시실은 경기도에 남한강과 북한강이 흐른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상류에서 중류를 지나 하류, 서해까지의 물 흐름을 22m짜리 물테이블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한강에 사는 물고기와 갯벌에 사는 생물, 물의 흐름과 활용, 댐과 수력발전의 원리, 항해와 등대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배우고 체험한다. 또 한강 주변의 역사와 문화재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도록 꾸몄다.
다문화전시실의 이름은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 경기도는 다문화가정이 많은 지역이다. 안산시의 경우, 62개국에서 온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살고 있다. 피부색과 언어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함으로써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전시실은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출신으로, 경기도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의 사진과 생활 이야기를 보여준다. 전통놀이 복식 음식 등을 배우고 체험해볼 수 있다. 이 친구들의 집을 찾아갔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개관 한 달 동안의 반응은 성공적이다. 박물관을 찾은 아이들의 몰입도가 높아 보였다. 경기도박물관과 백남준아트센터 바로 옆에 위치해 가족이 함께 나들이하기에도 제격이다. 단, 체험에 그치지 말고 역사와 문화를 차분하게 느낄 수 있는 전시, 특히 초등학생 고학년들이 좋아할 만한 ‘보는 전시’도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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