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의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밤새 숙면을 취한 피부가 다음 날 아침 매끄럽고 뽀얀 광채를 자랑하듯, 피부가 스스로 힘을 회복하고 복구하는 밤 시간은 그만큼 피부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올가을 각 화장품 브랜드에서는 밤에 바르는 노화방지 제품을 속속 내놓았다. 특히 밤은 낮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화를 유발하는 요소가 적어 손상된 피부의 회복과 재생 작용이 활발하게 이뤄져 효과적인 노화방지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각 브랜드에서 내놓은 밤 전용 기능성 화장품에 대해 알아봤다.
우리가 낮과 밤에 다르게 활동하고 생활하듯 피부세포 역시 시간에 따라 분주히 움직이기도 하고, 쉬기도 한다. 이런 기능을 도와주고 그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화장품도 아침과 밤에 다른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외부 공격에 따른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밤 시간에 피부는 콜라겐 생성, 피부막 강화 등 중요한 ‘작업’을 실행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영양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밤에는 낮보다 수분 손실이 더 크다. 그래서 밤에 얇아진 피부막은 더 많은 영양을 흡수할 수 있다. 잠든 동안 피부 온도가 높아져 화장품 흡수를 도와준다. 깊은 주름과 잔주름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얼굴 근육이 긴장되지 않은 상태가 가장 좋다니 밤만큼 피부 관리에 공들이기 좋은 때가 없다.
피부가 부쩍 건조하다고 느낄 땐 밤 전용 크림을 평소보다 2배 정도 많이 덜어 노화방지 기능성 세럼과 섞은 후 얼굴과 목에 팩처럼 두껍게 발라준다. 이때 얼굴에 뭉친 근육을 풀어주듯 지압해 발라주면 피부 속 독소를 배출하고 피부 전체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피부 톤 개선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밤 전용 화장품 가운데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제품은 세럼이다. 피부에 보약 같은 물질들을 고농축으로 담은 세럼은 한 번만 발라도 다음 날 효과를 볼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라프레리의 ‘쎌루라 하이드레이팅 세럼’(30mL·26만 원)은 이름 그대로 ‘물먹은 피부’를 가꾸는 데 도움을 준다. 우선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이후 증발되는 수분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천연 보호막을 통해 수분을 장시간 머금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니 말이다. 아티스트리의 ‘인텐시브 스킨케어 안티링클 퍼밍 씨럼’은 주름 개선 효과를 가진 레티놀이 빛에 취약한 점을 개선해 효과를 높인 제품이다. ‘숙면 에센스’란 별칭이 생긴 LG생활건강의 ‘숨 시크릿 나이트 트리트먼트’(50mL·13만5000원)는 에센스의 자연 발효성분이 피부에 숙면을 유도해 피부를 회복시켜 주는 발효 에센스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닥터G 디링클 부스터 앰풀 바이 이지에프’(10mL 5개들이·16만9000원)는 나노좀 형태의 물질이 함유돼 잔주름을 집중 관리해주는 제품이다.
보습 효과를 더 주고 싶다면 세럼 위에 크림을 덧발라도 좋다. 세럼은 크림의 흡수 효과를 도와주는 기초공사 역할을 하기 때문에 피부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피부가 처지는 게 고민인 40, 50대 여성이라면 교원L&C 한방화장품 ‘고스란히 담을 예’의 ‘효 탄력크림’(50mL·13만 원) 속 백지에서 추출한 물질이 피부에 탱탱함을 준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소비자라면 뉴트로지나 페이셜 케어의 ‘나이트 컨센트레이트 페이스크림’(50g·3만 원대)을 택해보자. 피부 속 10번째 층까지 흡수돼 피부의 겉과 속에 보습 효과를 볼 수 있다. 잠들기 전 수면팩처럼 듬뿍 사용해도 좋다. 화장품 담당 잡지 에디터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많이 난 제품.
일주일에 한두 번쯤은 피부도 팩으로 호사를 누리게 하자. 에스쁘아의 ‘모이스트 브라이트닝 나이트 리셋 마스크’(50mL·2만3000원)는 저녁 로션을 바른 후 얼굴 전체에 펴 발라 수면팩처럼 사용하는 제품으로 잠든 시간 동안 자연 방어력을 형성해 다음 날 외부 유해인자로부터 피부를 지켜준다. LG생활건강의 ‘오휘 3D 블랙 마스크’(6장·7만 원)는 ‘마스크는 하얗다’란 고정관념을 뒤엎은 제품이다. 숯의 일종인 최상급 백탄이 피부 흡착성을 높이고 음이온을 발생시켜 보습과 미백효과를 높였다. 3차원(3D) 입체 설계라 밀착효과가 다른 마스크 제품보다 뛰어나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男 : 춥고 건조한 계절… 보습크림 충분히 발라야 주름 완화
피부와 미용에 신경을 쓰는 남성이 늘고 있다. ‘남성 화장품은 스킨과 로션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각종 기능성 화장품을 찾는 남성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남성 화장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능성 화장품 판매량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출시 초기 남성 화장품 가운데 10% 정도에 불과했던 기능성 화장품 매출은 올해 들어 30%대로 올랐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SK-Ⅱ’의 남성용 에센스는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하루 평균 30개 이상씩 팔려 일주일 만에 품절됐을 정도다.
이런 기능성 화장품 가운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나이트케어’ 제품이다. 여성보다 피지 분비량이 많은 남성들은 낮시간에는 스킨과 로션을 가볍게 바르고 잠자리에 들기 전 질감이 무겁고 유분이 많은 기능성 화장품을 바르는 것이 피부 관리에 효과적이다. 여기에 안티에이징이나 수염 성장 억제 성분 등은 잠을 자는 동안에 그 기능이 더 활성화돼 밤에 바르는 것이 좋다.
특히 최근처럼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고 건조해지는 시기에는 수분 함량이 높은 기능성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건조한 피부는 주름의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가을에는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보습크림을 충분히 발라주고, 이미 생긴 주름은 완화해 주는 링클케어 제품을 활용하는 것이 피부 관리에 도움이 된다.
남성용 나이트케어 제품인 랩시리즈의 ‘나이트 리커버리 로션’은 수분은 물론이고 풍부한 비타민 성분도 있어 잠을 자는 동안 피부를 생기 있게 가꿔주는 밤 전용 로션으로 가을 겨울철에 잘 어울린다. 랩시리즈 ‘맥스 LS 오버나이트 리뉴얼세럼’ 역시 노화 증상을 줄여주는 밤 전용 화장품이다.
수염과 넓은 모공, 잔주름으로 까칠한 피부를 부드럽게 해주는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클라란스맨의 ‘스킨 디퍼런스’는 밤사이 얼굴 전체의 피부결을 부드럽게 만들어 젊은 피부를 유지해 주고 수염 성장도 억제하는 나이트 전용 에센스이다. ‘케라톨인’ ‘마눌라’ ‘아보카도 오일’ 등이 수염 성장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늘고 부드러워지게 할 뿐만 아니라 피부에 탄력과 영양도 공급해준다. 랑콤맨의 ‘제니피끄 맨 HD세럼’도 잦은 면도로 거칠어진 피부를 진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고종수 롯데백화점 화장품파트리더는 “피부 관리까지 신경 쓰는 남성 고객이 늘면서 밤에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고기능성 제품들도 인기”라며 “특히 요즘처럼 건조한 날에는 보습 관리를 위한 수분크림이나 링클케어 제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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