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인의 ‘구어메 투어’]<1>이탈리아 피에몬테 ‘알레노테카’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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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8일 03시 00분


깔끔한 손맛에 감탄, 부담없는 값에 감동

이탈리아 피에몬테 주의 작은 도시 카날레에서 발견한 레스토랑 ‘알레노테카’는 모던한 인테리어와 신선한 요리 재료가 돋보이는 ‘숨은 보석’ 같은 곳이었다. 바앤다이닝 제공
이탈리아 피에몬테 주의 작은 도시 카날레에서 발견한 레스토랑 ‘알레노테카’는 모던한 인테리어와 신선한 요리 재료가 돋보이는 ‘숨은 보석’ 같은 곳이었다. 바앤다이닝 제공
이탈리아에서 형편없는 레스토랑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 가지로 통일된 ‘이탈리아식 요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20개의 주마다 지역적 특색에 맞춰 조리하기 때문에 어느 지역을 가도 그곳만의 ‘정답’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들만 그저 붐비는, 그런 장소만 피한다면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도시 근교에 있고 현지인들이 칭찬하는 로컬 레스토랑이라면 적어도 제대로 된 식당일 가능성이 높다.

이탈리아에서도 프랑스와 접경지역이어서 예부터 고급 요리가 발달해온 피에몬테 주의 작은 도시 ‘카날레’에서 발견한 ‘알레노테카’가 바로 그런 곳이었다. 주도인 토리노에서 동남쪽으로 한 시간가량 가면 닿을 수 있는 카날레는 덥석 한 입 깨물고 싶을 만큼 불그스레하고 오동통한 살구, 품질 좋기로 유명한 알바 버섯, 액자만 둘러주면 그림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색깔의 사과 등이 거리의 식료품 숍을 채우고 있는, 그야말로 ‘맛있는 땅’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레스토랑 알레노테카는 카날레에서도 번화가에 해당하는 로마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에노테카 속으로’(영어로 into Enoteca)라는 이름처럼 100년도 넘은 듯한 육중한 철문이 마치 중세 에노테카를 연상시켰다. 그러나 레스토랑에 들어서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온통 화이트 톤으로 꾸며진 정제된 모던함은 성큼성큼 들어서던 발걸음을 갑자기 사뿐거리게 했다. 1995년에 24세의 나이로 이곳을 직접 오픈하고 이후 2000년에 미슐랭 1스타를 받기도 한 다비데 팔루다 셰프가 주방을 맡고 있는데, 카날레가 고향인 그는 지역 내 어디에서 무엇이 나는지를 훤히 꿰뚫고 있는 듯했다. 디너 요리 중 첫 번째 안티 파스토(전채요리)로 나온 야생버섯도 그가 8km 떨어진 산에서 직접 따온 것이라고 했다. 그것도 바로 전날에!

감탄을 부르는 요리는 이어졌다. 아스파라거스 구이에 블랙 트러플 소스와 고트치즈를 얹은 두 번째 안티 파스토, 송아지고기로 속을 채운 아뇰로티(이탈리아식 만두 라비올리의 일종) 등. 지역 대표 포도품종인 바르베라 와인까지 곁들였으니 하얗게 비어 있던 내 속도 피에몬테의 우아한 맛으로 채워져 가고 있었다. 여기서 만난 팔루다 셰프는 “셰프는 자기가 내놓는 요리는 고객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바로 자신의 영혼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정직한 요리를 한다”고 말했다.

훈훈한 얘기와 커피로 멋진 마지막 순서를 만끽하고 일어나려는 무렵, 또 다른 감동이 찾아왔다. 7코스의 이탈리아식 정찬을 즐긴 디너의 가격이 1인당 70유로 정도라는 사실! 돌아가는 발걸음이 더욱 가벼운 건 그 때문이었을까.

미식·여행매거진 바앤다이닝 편집이사 hiro@barndining.com

■ INFO
알레노테카(All’Enoteca)
주소 Via Roma, 57-12043 Canale (CN) ITALY
문의 +39 0173 95857 / www.davidepalluda.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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