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폽, 에스 엘 메호르”(케이팝, 최고예요)“재중아~ 지켜줄거야” “사랑해”유럽 각국 열성팬 3000여명 몰려
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JYJ 콘서트에 스페인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에서 3000여 명의 관객이 몰렸다. 이들은 2시간여 동안 진행된 공연 내내 한글로 적힌 피켓을 흔들며 JYJ 멤버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JYJ 에스 엘 메호르!(JYJ es el mejor·JYJ 최고예요) 케이폽(케이팝) 에스 엘 메호르!”
스페인 바르셀로나 몬주익 언덕의 포블레 에스파뇰은 8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민속촌이다. 이곳 야외광장에 28일 특설무대가 설치됐다. 스페인 전통 양식의 건축물로 둘러싸인 무대는 그리스 뮤지션 야니의 아크로폴리스 콘서트를 연상케 했다.
29일 오후 8시 이 무대 앞으로 ‘Gracias’(스페인) ‘Grazie’(이탈리아) ‘Merci’(프랑스) 등의 라틴어에 ‘고마워요’라는 한국어 해석을 단 팻말이 물결치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갈리시아, 바스크 등 스페인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에서 관객 3000여 명이 몰렸다. 1시간 뒤 남성 3인조 그룹 JYJ(재중, 유천, 준수)의 스페인 첫 콘서트가 시작됐다. 멤버들이 히트곡 ‘Empty’를 부르며 등장하자 “사랑해!”라는 환성이 장내에 메아리쳤다. 관객들은 멤버 유천을 상징하는 미키마우스와 한글 ‘샤(시아준수의 애칭)’ 모양의 붉은색 야광봉, ‘재중아 지켜줄게’라고 쓰인 피켓 등을 흔들며 한국어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번 공연은 스페인에서 처음 열리는 한국 가수의 단독 콘서트. 스페인 TV 방송의 댄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멘토로 출연해 국민적 인기를 모은 안무가 라파 몬다스 씨가 안무 연출을 맡았다. JYJ는 ‘Get Out’ ‘In Heaven’ 등 15곡을 부르며 2시간 동안 열정적인 무대를 꾸몄다. 관객들은 공연 내내 한국어로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멤버들 이름을 연호했다.
스페인 서북부 갈리시아에서 공연을 보러 왔다는 세 여대생 마리아, 파울라, 아나 씨는 각각 ‘J’ ‘Y’ ‘J’를 새긴 티셔츠를 입고 객석에서 JYJ를 응원했다. 마리아 씨는 “3년 전 친구를 통해 동방신기를 접하고 바로 팬이 됐다”면서 “비디오로만 보던 멤버들을 직접 보니 너무 흥분된다”고 울먹였다.
JYJ는 이날 오전에는 바르셀로나 외곽 오스피탈렛 지구에서 열린 제17회 망가(Manga·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무대에도 섰다. 망가의 본고장인 일본 출신이 아닌 가수로는 처음으로 이 페스티벌에 초청됐다. 실비아 양(17·학생)은 “드라마와 가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한국말을 익혔다”며 “케이팝은 노래와 가사가 아름다워 따라 부르며 울기도 한다”고 했다.
케이팝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라 씨(27·디자이너)는 “곡마다 어울리는 군무를 만들어 추는 케이팝 가수는 따라하고 싶은 우상이 되고 있다. 바르셀로나 중심가의 ‘아레나’ 같은 클럽은 입구에 ‘케이팝만 틉니다’라는 홍보 문구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공연이 끝난 뒤 JYJ 멤버 준수는 “거대 기획사의 합동 공연과 달리 단독 공연인 만큼 팀만이 가진 스토리텔링이 가능했다”며 “유럽에서 신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작은 무대부터 시작해 팬 층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상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장은 “바르셀로나는 위치나 문화 관광 도시로서의 위상으로 볼 때 유럽 내 케이팝 붐의 전초기지로 파리 못지않은 곳”이라며 “스페인 내 케이팝 팬이 2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지만 충성도와 결집력은 이웃 나라들보다 더 강하다”고 말했다.
JYJ는 11월 6일 독일 베를린의 3000석짜리 공연장 템포드롬에서 유럽 투어 두 번째 공연을 진행한다. 티켓은 매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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