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완득이’서 엄마役 필리핀출신 이자스민 씨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31일 03시 00분


“처음엔 캐릭터 때문에 출연 주저 흥행 1위라니… 요즘 붕 뜬 기분”

영화 ‘완득이’에서 엄마로 나온 필리핀 출신 이자스민 씨.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영화 ‘완득이’에서 엄마로 나온 필리핀 출신 이자스민 씨.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톱스타 소지섭과 한효주가 나온 ‘오직 그대만’을 제치고 1위라니, 믿어지지가 않아요. 호호.”

흥행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완득이’에서 완득이 엄마 역을 맡은 이자스민 씨(34)는 요즘 붕 뜬 기분이라고 말했다. ‘완득이’가 20일 개봉 이후 9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으고 흥행에 성공하면서 그도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출신인 이 씨는 1995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귀화했다. 영화에서 그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로 돌이 지나지 않은 아들을 두고 떠난 엄마 역을 맡았다. KBS 드라마 ‘성균관스캔들’의 신세대 스타 유아인이 그의 아들로 나온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카페에서 만난 그는 “완득이 엄마 캐릭터 때문에 사람들이 결혼이민 여성은 못 배우고 직업도 별로라고 생각할 것 같아 출연을 망설였다. 하지만 다문화가정의 따뜻한 가족애를 담은 시나리오에 끌려 출연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완득이 엄마는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힘겹게 살아간다.

그는 KBS 다문화 프로그램 ‘러브 인 아시아’에 출연해 사람들에게 친숙한 편이다. 지금은 서울시 글로벌센터 외국인생활지원과의 공무원이며 다문화 여성네트워크인 물방울나눔회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그는 “다문화 활동을 하며 결혼이민 여성들도 능력이 있고 한국 사회의 당당한 일원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이 그에겐 두 번째 영화 출연이다. 장훈 감독의 ‘의형제’(2010년)에서는 단역인 이주노동자로 나왔다.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나온 이 영화의 몇몇 장면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기사를 당시 인터넷에서 봤어요. 영화에는 에일리언도 나오고 프레데터로 나오는데 이주노동자에게 그런 느낌을 갖는다는 게 속상했어요.”

그는 필리핀에서 의대를 다녔고 지역 미인대회에서 3등을 한 ‘필리핀 엄친딸’이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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