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케 오디션 열풍에 배우 오디션도 북새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3일 03시 00분


수준미달 응시자들 수백명씩 몰려

“너무 많이들 오시더라고요. 일찌감치 (탈락자를) 골라내는 게 큰일이에요.”

공연 관계자들이 “최근 들어 배우 오디션에 너무 많은 응시자가 몰린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극단 중심의 공연 시스템에서 프로듀서 중심으로 바뀐 요즘은 공연마다 오디션을 통해 출연진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슈스케(슈퍼스타K)’ 등 방송을 통해 촉발된 오디션 열풍 때문에 오디션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이 낮아지면서 자격 없는 응시자가 너무 많이 몰린다는 것.

지난달 30일까지 국립극단이 서울 서계동 소극장 판에서 공연한 연극 ‘지하생활자들’은 12명 배역을 뽑는 데 두 차례 오디션에 150여 명이 응시했다. 자격을 ‘국악기 연주 가능’으로 명시했는데도 상당수가 국악기를 전혀 연주하지 못했다. 국립극단이 폴란드의 연출가(타데우시 브라데츠키)를 영입해 9월 대학로에서 공연한 연극 ‘보이체크’는 오디션 응시자 250명 중 무대에 평생 서본 적 없는 응시자가 절반이 넘었다.

9월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한 연극 ‘됴화만발’ 때 일부 배역을 오디션으로 뽑은 조광화 연출가는 “검을 사용하는 배우로 자격을 제한했는데도 300명이 넘게 응시해 한숨부터 나왔다”며 “뮤지컬은 더 심해 ‘노래방 가수’ 수준의 응시자도 많다”고 했다.

CJ E&M은 공연 오디션 응시자가 지난해에 비해 4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이 회사 마케팅팀 김부경 씨는 “오디션을 실시하는 데 힘이 들지만 ‘흙 속의 진주’를 찾아내는 묘미가 예전보다 커진 즐거움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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