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5회 국수전… 허를 찌르는 수, 백 102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5일 03시 00분


○ 원성진 9단 ● 허영호 9단
본선 8강전 5보(87∼110)

상변에서 백이 자세를 잡은 이상 흑은 이제 집을 챙겨야 한다. 초점은 역시 좌하귀를 어떻게 키우느냐다. 흑 87 마늘모. 프로들은 이런 때 짜게 둔다. 아마추어라면 날일자나 눈목자 등 품을 키우려 하지만 프로들은 그게 실속이 없다는 것을 안다.

원성진 9단이 던진 백 88로 응수타진. 권투로 얘기하면 잽이다. 가볍게 툭툭 뻗는 펀치다. 받아주자니 당한 것 같고 손을 빼자니 깊숙이 들어오겠고 불리한 흑으로선 얄미운 수.

허영호 9단은 지키기만 해서는 진다고 보고 흑 91로 칼을 뽑았다. 백 92로 집이 깨지는 것을 각오한 것이다. 백은 94, 96으로 가볍게 틀을 잡아간다.

흑은 97, 99로 당장 백의 허점을 추궁하고 나선다. 백은 기다렸다는 듯이 백 100으로 단수한다. 참고 1도처럼 흑 1로 따내는 것은 백 2로 두어 백 6, 8까지 밀어가면 흑의 작전 실패.

흑 101은 당연한 수. 백 102가 흑이 생각하지 못한 좋은 응수다. 참고 2도처럼 백 1로 씌우는 수를 예상했던 것 같다. 흑 2로 나오고 흑 4로 따내면 흑 8까지 백이 상당히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백 102로 씌워 백 110까지 모양을 갖추자 백 대마가 흑의 손아귀에서 한 발짝 살짝 벗어난 느낌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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