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동아일보 수습기자 공채 실무평가에서 인터뷰 대상자로 나선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운데)가 예비 기자들의 질문에 웃으며 답변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른바 ‘진보통합정당’을 만들기 위해 내년 4월 총선 때 서울 관악을 출마를 포기할 수 있을까요.”
“민주노동당 지지율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5일 낮 12시 반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9층 회의실. 동아일보는 2011년도 수습기자를 선발하기 위한 평가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인터뷰 대상자로 민노당 이정희 대표를 선정했다. 이 대표는 27명의 예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민노당, 진보신당 탈당파, 국민참여당과 논의 중인 ‘진보통합정당’ 창당 문제 등 정치 현안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이 대표는 자신이 추진 중인 서울 관악을 출마와 관련해선 “(진보통합 정당 창당을 위해) 필요하다면 (포기)할 수 있다. 진짜 100년 갈 수 있는 진보정당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또 “민노당이 ‘운동권 사투리’ 같은 어려운 말로 일반 국민에게 벽을 느끼게 하고 공감을 나누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반성했다.
예비 기자들은 정식 기자 못잖은 ‘송곳 질문’을 이어나갔고, 이 대표도 실제 언론 인터뷰 못지않게 진지하게 답했다. “종북(從北)정당이라는 이미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민노당 분당사태(2008년) 때 생긴 것”이라고 했다. 당시 일부 인사가 진보신당으로 갈라져나가면서 탈당의 사유로 “민노당의 종북주의”를 댄 것이 원인이란 얘기였다. “이 대표가 강조하는 여성의 인권이 북한의 여성들에게까지 확대될 수는 없느냐”는 질문에는 “개성공단이 유지되고 민간교류가 활성화되는 것이 해결책”이라며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질의응답에 앞서 이 대표는 20여 분 동안 ‘나는 왜 세상을 바꾸고 싶은가’를 주제로 자신의 삶과 일을 설명했다. 그는 “서울대 법대 재학 중 경기 동두천의 기지촌을 방문하고 윤금이 씨 살해사건을 접하면서 사회에 눈을 뜨게 됐고 잘잘못을 따지고 정의를 세우는 송곳과 우리 사회의 벽을 무너뜨리는 망치 중 어느 것이 될 것인지를 고민한 끝에 법률가가 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떻게 보면 정치는 ‘송곳으로서의 망치’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저는 아직 망치라고 자부하기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시간 동안의 인터뷰를 끝내며 “‘역시 젊음이다’란 생각을 했다. 사회 여러 측면을 폭넓게 보기 위해 눈은 열고 마음은 깊게 가라앉혀 큰 역할을 하는 언론인이 되길 바란다. 이런 자리를 가질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입학시험 때만큼 떨렸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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