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토요드라마 ‘심야병원’ 허준 역 윤태영…“늦게 찾은 내 안의 열정 갈수록 용솟음 치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8일 03시 00분


《 그는 천재 외과의사다. 발륨, 이미프라민, 데파코트, 이펙서 등등 발음도 어려운 약 이름을 막힘없이 줄줄 읊어댄다. 그는 동시에 싸움깨나 하는 격투기 선수이다. MBC 토요드라마 ‘심야병원’의 주인공 허준은 이처럼 ‘머리 연기’와 ‘몸 연기’를 모두 소화해야 하는데 배우 윤태영(37)은 단단한 몸과 날카로운 눈빛으로 ‘액션 되는 의사’ 연기를 꽤 잘 해내고 있다. 그는 격투기 경기 장면을 포함한 액션 연기를 대역 없이 해내려고 몸무게를 12kg 줄였다. “TV에서 보이는 모습이 부족하면 배우인 제 책임이잖아요. 핑계를 댈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배역을) 제 것으로 만들어야 하죠.” 》

MBC 토요드라마 ‘심야병원’에서 격투기 하는 의사 ‘허준’으로 나오는 배우 윤태영. 12kg을 감량해 단단해진 몸으로 험한 액션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MBC 제공
MBC 토요드라마 ‘심야병원’에서 격투기 하는 의사 ‘허준’으로 나오는 배우 윤태영. 12kg을 감량해 단단해진 몸으로 험한 액션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MBC 제공
‘심야병원’은 윤태영이 MBC ‘2009 외인구단’에서 까치로 출연한 지 2년 만에 복귀한 드라마다. 5명의 작가와 5명의 PD가 총 10편을 2편씩 나눠 제작한다. 전체 제작비가 16억 원으로 미니시리즈 평균 제작비의 60% 수준임에도 시청자 게시판엔 호평 일색이다.

“대본 자체가 워낙 재미있어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대본이 나와 놀랄 때가 많아요. 작가와 PD들이 이야기하다 최고로 좋은 부분만 골라 대본을 만들죠. 세트가 초라하고 자정 넘어 방영된다는 점이 약점이지만 이야기의 힘으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윤태영 암산’이라는 검색어로 화제가 됐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진행자가 “377+821+376+382+463”이라는 덧셈 문제를 내자 1초 만에 “2419”라고 정답을 맞힌 것이다.

“어릴 때 암산을 좋아했거든요. 그때는 머리가 좋았던 것 같아요.”

윤태영은 ‘스펙’ 좋은 배우다.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의 외아들로 미국 일리노이웨슬리안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배우를 꿈꾼 것도 미국에서였다. 그곳에서 고교를 다니면서 앞선 영화 문화를 접했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경영학을 공부했지만 결국 배우의 길을 걸었다. 나서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영화 시사회장에서 인사하는 것조차 쑥스럽지만 연기할 때는 100명이 넘는 사람이 모여 있어도 “그냥 신이 난다”고 했다.

“제 안의 열정을 늦게 발견한 게 후회돼요. 시작했을 때 가졌던 열정을 뛰어넘는 열정을 갖고 일하고 싶어요. 그래서인지 촬영 때문에 잠을 못 자거나 힘든 일도 저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아요.”

그는 인터뷰에서 열정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샐러리맨의 신화’인 아버지에게서 배운 것이라고 했다.

“배우든 경영자든 일에 대한 열정은 똑같아요. 함께 출발했더라도 어디까지 가는지는 열정의 양에 달렸죠. 열정이 있어야 성장이 가능하니까요. 저는 배역도 똑같은 걸 다시 못 해요. 스테레오타입과 반대로 가는 걸 좋아하죠. 시련이 있더라도 도전하는 것, 남들이 잘 안 하는 걸 했을 때 희열을 느낍니다.”

윤태영은 배우 출신 임유진(30)과 사이에 다섯 살배기 딸과 생후 8개월 된 쌍둥이 아들 삼남매를 뒀다. 그는 연기와 사업, 아내는 육아와 살림에 전념한다고 했다.

“아버지께서 일에만 몰두하셔서 어릴 때는 섭섭했던 적도 많지만 커서 생각해 보니 열정 때문에 그 위치까지 오르셨단 걸 알았어요. 분야는 다르지만 저 역시 그렇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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