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북 카페]전자책 맥못추는 佛, 세금인하 등 활성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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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6일 03시 00분


‘아날로그 파리지앵’도 전자책에 접속할까

프랑스의 전자책 시장은 언제쯤 만개할 것인가. 미국 영국 일본 등지에서 전자책 단말기와 태블릿PC,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전자책 시장 역시 날로 확대되고 있는데도 유독 프랑스는 전자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최대의 온라인 서점 아마존은 지난 5월 전자책 판매량이 종이책을 추월했다고 밝혔다. 인터넷과 전자책의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한 영국은 책 판매량이 지난 2001년에서 2010년 사이 42%나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출시돼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장기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조너선 프랜즌의 ‘자유’(Freedom)는 종이책이 100만 부 이상 팔렸고 전자책 내려받기 횟수도 30만 건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최대 서점인 반스앤드노블은 종이책과 전자책의 판매 비율이 3 대 1 정도라고 밝혔다. 반스앤드노블은 최근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마존의 태블릿 ‘킨들파이어’에 맞서기 위해 ‘누크 태블릿’을 출시한 바 있다. 킨들 전자책 단말기에서는 75만 권의 전자책을 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전자출판 시장은 2015년까지 연평균 20∼27%의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세대가 주요 독자층으로 자리 잡는 5년 뒤에는 전자책이 서적 시장의 주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는 초고속열차나 비행기를 타도 태블릿으로 책을 읽는 사람을 발견하기 어렵다. 스트라스부르의 클레베 서점은 전자책의 판매 비중이 0.0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매장에 전자책 다운로드 장치를 설치했지만 1년 동안 이용객은 단 한 명이었다. 지난 한 해 전자책 판매량은 하루 평균 두세 권을 넘지 않았다고 한다. 프랑스 출판사의 매출액에서 전자책의 비중은 1%를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서 이처럼 전자책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높은 부가가치세다. 프랑스는 전자책에 19.6%라는 많은 부가세를 부과한다. 미국 영국과 달리 태블릿 시장이 태동 단계에 불과하다는 점도 전자책 시장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문학과 예술 장르에서 유독 아날로그를 선호하는 프랑스인의 습관도 또 다른 이유다.

그러나 프랑스도 종이책 시장이 빠르게 축소돼 5∼10년 뒤엔 최대 50%까지 줄어들고, 그 자리를 아마존의 킨들파이어 등 전자책 기기들이 잠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전자책의 높은 부가가치세가 내년부터 종이책과 같은 5.5%로 낮아져 전자책을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고등교육부가 지난달 시작한 대학생 정보화 지원 프로그램에도 관련 업계의 기대가 크다. 고등교육부는 하루 1유로씩(2년간 730유로)만 내면 누구나 16GB(기가바이트) 사양의 애플 아이패드2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가운데 하나를 가질 수 있고 거의 무제한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책 단말기나 태블릿의 가격이 저렴한 것도 기대 요인의 하나다. 아마존의 킨들파이어는 148유로, 반스앤드노블의 누크 태블릿은 180유로 정도에 팔리지만 프랑스에는 이보다 싼 태블릿과 전자책 단말기가 다양하게 나와 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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