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회관서 자선콘서트 여는 가수 하춘화, “40년 나눔, 이젠 삶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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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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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금 전액, 홀몸노인 지원에 기부공연때마다 조금씩… 총 200억 될 것

“남들은 50년 지나면 은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가수 인생 제2막을 열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가수로서 어떤 업적을 낼 수 있을지
 기대가 커요.” 데뷔 50년을 맞아 자선 공연을 여는 가수 하춘화 씨.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남들은 50년 지나면 은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가수 인생 제2막을 열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가수로서 어떤 업적을 낼 수 있을지 기대가 커요.” 데뷔 50년을 맞아 자선 공연을 여는 가수 하춘화 씨.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제가 어릴 땐 ‘딴따라’ ‘광대’란 말로 대중예술인을 낮춰 보는 분위기가 강했어요. 그래서인지 아버지께서 ‘사회봉사를 많이 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늘 공연을 하고 나면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했는데, 벌써 40년이 넘었네요.”

올해로 데뷔 반세기를 넘겼지만 언제까지나 봄꽃의 싱그러움을 간직할 것 같은 가수 하춘화 씨(56). 1월 데뷔 50주년 기념 순회 콘서트를 시작하면서 그는 첫 콘서트의 수익금 1억2200만 원 전액을 다문화가정 어린이학교 건립을 위해 기부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자선공연 등 기부액이 얼마냐는 질문에 “지금 돈으로 200억 원 정도 되지 않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늘 해오던 일이 떠들썩하게 알려지니 어찌할 바 모르겠다”는 그를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요즘 세태를 보면 저희 세대가 부모님을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면서 자식에게 의지할 수 없는 첫 세대예요. 홀몸노인 문제를 사회적으로 환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는 30일과 다음 달 1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세 차례 ‘하춘화 리사이틀 50’을 연다. 이 공연 수익금 전액을 홀몸노인 지원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1일 오후 3시 공연엔 홀몸노인 1000여 명을 초청한다.

그는 단지 공연 수익금 기부에 그치지 않고 다문화가정, 홀몸노인 등의 사회 문제를 공연 주제로 삼아왔다. 사회에 대한 일종의 책임의식 때문이다. 최근 정부로부터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것도 기부에 대한 격려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아버지의 조언으로 시작했지만 이제 나눔이나 기부는 제 삶의 의미가 됐어요. 대중예술인에 대한 인식도 바꾸고 사회의 관심을 필요한 곳에 모을 수도 있겠죠.”

자선 콘서트라는 이유로 공연 내용이 자칫 부실하게 비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그는 보였다. “제일 싫어하는 게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죠. 무대와 동영상, 특수효과, 조명 모두 잘나가는 아이돌 그룹의 수준으로 준비했어요. 판에 박힌 공연에서 탈피하기 위해 종종 외국에 가서 유명한 쇼들을 섭렵하고 오는 걸요.”

그 말처럼 이번 공연에선 ‘지’(소녀시대), ‘보핍보핍’(티아라), ‘미스터’(카라) 등 40세 가까이 차이 나는 아이돌 그룹의 댄스곡도 선보인다. ‘물새 한 마리’ ‘연포 아가씨’ 등 자신의 히트곡 외에 ‘사랑은 눈물의 씨앗’(나훈아), ‘가슴 아프게’(남진), ‘헤이 주드’(비틀스)와 같은 대중가요와 팝송까지 모두 40곡 이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통상 20곡에서 30곡을 부르는 대부분의 콘서트에 비해 선보이는 장르가 매우 다양하다.

차로 이동할 때도 ‘뒤처지는 게 싫어서’ 최신 유행곡을 듣고, 유행어를 익히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도 꼼꼼히 본다는 그는 “나는 여전히 끊임없이 노력하는 현역 가수”라고 강조했다. “50년은 그간의 활동을 정리하는 계기일 뿐 결코 마무리가 아니에요. 앞으로 어떤 일을 더 벌일지 몰라요. 후후….”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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